오비맥주 경인직매장 하청 노동자들이 오비맥주의 불법파견에 맞서 260일이 넘게 농성 투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오비맥주 경인직매장 분회가 소속된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 박종현 의장이 8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 (왼쪽부터) 이재강 평화부지사, 박종현 의장, 김명원·이선구 도의원
▲ (왼쪽부터) 이재강 평화부지사, 박종현 의장, 김명원·이선구 도의원

박 의장의 단식 농성장에 설훈·서영석 국회의원, 이선구 도의원과 시의원들의 위로 격려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22일에는 경기도의회 김명원 건설교통위원장이 경기도 이재강 평화부지사와 함께 현장을 방문해 단식 농성중인 박 의장을 위로하고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장을 면담하고 오비맥주의 불법파견 사태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다.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는 2월 23일 금속노련, 한국노총 경기본부를 비롯하여 부천김포지역지부 단위 노동조합 대표자들과 함께 오비맥주 본사 아셈타워 앞에서 경인직매장 하청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부천김포지역지부는 “오비맥주는 불법파견 인정하고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 “불법파견 의혹으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까지 받으며,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탄압하는 오비맥주의 태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요구했다.

또 “오비맥주 경인 직매장 하청노동자들의 고용승계 투쟁은 단지 오비맥주 경인직매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23개 오비맥주 직매장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 수백 명의 문제이며 나아가 우리사회 청소, 경비용역등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수십만 취약계층 비정규 노동자 모두의 문제다”라면서 “오비맥주는 경인직매장 하청 노동자들의 불법파견에 대해 책임지고 고용승계에 대한 현실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부천김포지역본부는 오비맥주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부천김포지역에서부터 오비맥주가 생산한 제품의 불매운동을 전국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비맥주 불법파견에 대한 부천김포지역지부의 주장은 이렇다.

오비맥주 경인 직매장에서 물류업무를 담당하는 지게차 기사, 사무원, 트럭 운전사들은 지난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 수십년간 오비맥주의 물류팀이나 마찬가지로 일했지만 오비맥주의 직원이 아니다. 오비맥주가 물류업무를 CJ대한통운과 같은 대기업에 하청을 주고 CJ는 다시 이를 소규모 물류 업체에 최저입찰가로 재하도급 하여 다단계 하청구조로 인건비를 착취한다. 때문에 경인직매장 하청노동자의 근로조건은 1년 단위로 불안정한 기간제 계약에 임금도 최저임금 수준이다.

그런데 이들 하청노동자에 대한 업무지시는 오비맥주가 직접 한다. 오비맥주는 자사의 물류시스템에 하청 노동자를 편입시켜 발주와 배송, 심지어 자재관리와 인사관리까지 마치 오비맥주 물류팀 직원처럼 하청노동자를 사용했다. 경인직매장 운영을 위탁받은 CJ는 부지 소유자라는 이유로 가만히 앉아서 통행세만 걷어 갔고, 재하청 받은 도급 업체는 물류 업무에 필수적인 지게차조차 갖추지 않은 채 바지사장 노릇을 했다. 오비맥주는 지게차, 핸드카트, 트럭, 비계는 물론, 컴퓨터와 프린터, 복합기, 스마트폰 등 사무용품 일체도 무상으로 하청업체에 제공했다.

오비맥주의 불법파견은 지난해 한국노총 부천지역노조의 근로감독 청원으로 사회적 쟁점이 되었다. 현재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에서 오비맥주 경인직매장의 하청노동자 불법파견 의혹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도 오비맥주의 하청노동자 불법파견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오비맥주의 불법파견 의혹에 대해 전국 23개 직매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오비맥주 경인직매장의 하청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쫓겨나 9개월이 넘도록 거리로 내몰린 가장 큰 원인은 오비맥주의 탐욕에 있다. 오비맥주는 위장도급으로 자기 직원처럼 하청노동자를 사용하고 사용자로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오비맥주의 불법파견이 사회적 쟁점화가 되자, 부천지역노조와 협상에 나선 오비맥주 측은 하청노동자들의 핵심 요구인 일터로 돌아가 일하고 싶다는 고용승계는 모른 척 하며 위로금으로 사태를 마무리하자고 한다.

브라질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나탈리 보르헤스 지속가능경영 담당 부사장은 자신들이 고용당사자가 아니라 법적 책임은 없지만 사회적 책임감에 위로금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요구를 외면했다.

부천=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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