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초과하는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현실화됐다. 지속되는 저출산에 혼인 건수까지 줄어들면서 향후 인구 감소 시계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인구는 3만3000명 자연감소했다.
2019년 7만6000명 자연증가를 끝으로 통계 작성(1970년) 이래 최초의 인구 자연감소가 나타난 것이다.
작년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전년(29만5100명)보다 1만명(3.4%)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조(粗)사망률은 전년 대비 0.2명(3.4%) 증가한 5.9명으로 나타났다. 조사망률은 2010년부터 2019년을 제외하곤 줄곧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출생아 수 감소는 훨씬 컸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으로 전년(30만2700명) 대비 3만300명(-10.0%) 감소했다. 조출생률 역시 5.3명으로 전년보다 0.6명 감소했다.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전년보다 0.08명 줄어들었다.
국내 출생아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16년(40만6200명)부터다. 이어 2017년(35만7800명) 30만명대로 내려오더니 지난해에는 20만명대로 곤두박질쳤다.
인구 자연증가를 보면, 10년 전인 2010년(+214만8000명)만 해도 세 자릿수였던 데서 가파르게 꺾여 2017년(+72만2000명)에는 두 자릿수에 도달했다. 그리고 불과 2년 만인 2019년(+7만6000명)에는 한 자릿수로, 이어 1년 만에 자연감소로 돌아서게 된 것이다.
인구 1000명당 자연 증가를 나타내는 자연증가율은 전년보다 0.7명 줄어든 -0.6명을 기록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저출산으로 출생아 수가 줄고 인구 고령화로 사망자 수가 증가하면서 최초로 인구 감소가 발생했다”며 “특히 전년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혼인이 많이 감소한 상태에서 출생아 수가 더 감소할 여지가 있고 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자연감소는 조금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시·도별 인구 자연증감 규모를 보면 경기(+1만4900명), 세종(+2200명), 서울(+1900명), 울산(+1300명), 인천(+400명), 제주(+0명) 등 6개 시도에서 자연증가가 나타났다. 반면 경북(-9900명), 부산(-7900명), 전남(-7700명), 경남(-6100명) 등 나머지 11개 시도에서는 자연감소했다.
사망자 수를 살펴보면 남성과 여성 모두 80대에서 각각 4만8200명, 5만7600명으로 가장 많았다. 60대 이상 연령에선 전년보다 사망자 수가 늘어났다.60세 이하에선 유일하게 20대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1000명 늘어난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난해 남성 사망률은 1000명당 6.5명으로 전년보다 3.1%증가했고, 여성 사망률은 5.4명으로 3.7% 늘었다. 남성 사망률이 여성 사망률보다 1.2배 높은 편이었으며, 특히 60대의 경우 사망률 성비는 2.7배로 최대였다.
원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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