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원 기자
윤명원 기자

어떤 관직에 임명되기까지 그 사무에 실제로 종사하며 연습하는 일, 또는 그 직책 시보(試補)의 사전적 해석이다.
지난 주말 시보 떡과 관련해 SNS와 언론이 한참 시끄러웠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시보를 뗀 한 신입 공무원이 감사의 인사로 떡, 백설기를 돌렸는데 6급 팀장이 쓰레기통에 버린 것을 당사자가 알게 돼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는….
뭐 대충 이런 내용이다.
시보기간에 있는 새내기는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기도하고 경험담을 들으며 책을 통해 알 수 없는 업무능력을 키우게 된다. 
시보기간 중대한 과실이나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 경우 그 직을 상실하게 되어 어렵게 합격한 공무원 직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요즘은 공무원시험 합격이 삼수는 필수고 사수는 선택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합격하면 개인의 영광은 물론 가정의 영광이다. 
팀장급의 한 선배는 시보기간에 있는 직원의 무사귀가를 위해 자신의 차로 모셔(?)다 드리는 배려도 하곤 한다.
그 정도로 이 기간에는 선배님 모두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시보기간을 무사히 마치게 하기 위한 선배들의 배려이기도하지만 공무원사회의 문화와 전통이기도 했다.
이런 선배들의 배려와 사랑으로 무사히 시보기간을 마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시보떡을 돌린다.
물론 사정에 따라 떡의 질이나 가격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이번 언론에 회자 됐던 떡은 값이 저렴한 백설기였다. 그래서 팀장이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것이 매우 씁쓸하다.
어쩌면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이것이 공무원조직사회의 관행적 문화였다.
떡을 돌리며 선배들의 덕담도 듣고 기간 내 고충에 대한 위로도 듣는 일종의 작지만 열정적 퍼포먼스 일수도 있는 공직사회의 유일한 문화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시보떡 자체로는 인간적이고 참 보기 좋은 문화이다. 
더욱이 격무에 시달리는 지난 1년을 보낸 현재의 분위기라면 더욱 필요한 이벤트다.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이번 일에 대처 방법은 많은 차이를 나타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은 “모든 공직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자긍심을 가지고 일 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조성 될 수 있도록 행안부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백여 명의 시보 직원이 있는 안성시는 장관의 입장 발표 후 사내 망을 통해 “시보떡은 절대 하지 말라”라고 밝혀다.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미국산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때 당시 대통령은 “나쁘면 안 먹으면 되지”라고 말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안성시가 짧은 시간에 내린 조치는 간단명료했다. 이진 법적 논리로 나쁘면 안 먹으면 되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누가 어떻게 결정을 해서 내린 조치인지 모르지만 시보 기간 내에 있는 직원들의 의견도 묻고 최소한 국 과장들의 의견 정도는 소수라도 들어봤어야 했는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공직을 시작하는 시보 기간 중에 있는 공직자들은 앞으로 30년 이상은 안성시의 발전과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애를 써야하는 시발점에 있는 중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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