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하루 속에 있다
하루가 종일 걸음 속에 있다
하루가 액자 속에 있다
하루하루의 연속은 언제나 하루이고
하루의 꼭지점에서 또 다른 하루의 꼭지점으로
또 하루가 온다
수많은 하루가 다 하루이고
하루를 보내도 또 하루일 뿐 
하루를 걷는다
도로를 지나 골목을 지나
할인매장을 지나 담배가게를 지나 
화장실을 지나 싱크대를 지나
비탈길을 지나 빙판을 지나  
물 건너 자갈밭 건너 진흙밭 넘어
하루가 뱅뱅 돈다
키 큰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이파리 몇 장
하루를 버틸 것인가 말 것인가  
하루가 가지와 몇 장 이파리 사이에 있다
하루가 매달린 잎과 떨어질 잎 사이에 있다
하루는 눈 코가 없고 
하루는 언제나 하루의 줄달음이고 
하루는 언제나 하루의 종종걸음이고 
하루는 수십만 번 째깍거리는 계단이고
    
밤이 긴 혀를 늘어뜨리고 있다가 언제나 먼저 하루와 만난다

신단향<br>​​​​​​​경북 군위에서 태어났다. 2007년 시집『고욤나무』상록마녀, 상록객잔, 디지북스 작은시집 선택을 냈고 2012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하였다. 2017년 12월 <우리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신단향<br>경북 군위에서 태어났다. 2007년 시집『고욤나무』상록마녀, 상록객잔, 디지북스 작은시집 선택을 냈고 2012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하였다. 2017년 12월 <우리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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