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새로운 어머니들이 피어나듯이 봄볕소리 피어나 귀청을 울린다
여름날의 붉은 장미가 저만치 빛을 끌어들인다 꽃송이 사이에 민들레 씨앗 하나가 잠들어 있다 잠 깨면 또 어디로 떠나야 할지 잊어버린 채
어머니가 전해 주던 말 속에 수만 갈래의 길이 있었음을 알겠다 언제나 그 길들은 내 눈에서 눈물자국으로만 번져 있고 민들레 씨앗 하나 내 가슴에 뒹굴고 있다 눈먼 어머니, 민들레 씨앗은 바람에 떠밀려 날아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요
늦봄 햇볕 아래 민들레 씨앗들이 도로 귀퉁이에서 우르르 뭉쳐 재잘거리고 있다
어머니 피다
상록마녀
-하루가 하루로 하루를-
- 기자명 경기매일
- 입력 2021.03.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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