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가 불룩 나온 배를 끌어안고 있다
희끗한 유리벽 안에 붙박인 그의 배는 만선이다
오이도 옆 똥섬처럼 불록한 배
노도를 삼키고 소화되지 않은 듯하다
어쩌면 시누대 서걱이는 바람까지 채워
똥섬 모양 부풀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그의 뱃속을 가로지르는 어두운 갱도 속엔
굴삭기 지나가는 소리
지하에서 용솟음치길 기다리는 물줄기
또 이글거리며 용암을 태우는 화마들 있어
동굴 어디쯤에 발원한 독가스가 터질지 모를 일이다
오르막과 내리막 사이
25시 편의점 카운터에 앉아 금고통을 열었다 닫았다
아이스크림을 두 개째 핥아 먹으며
정박 중인 만선의 판매대를 둘러본다
잡식의 배를 싸안고 끄윽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