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양석(오른쪽)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을 갖고 있다.
▲ 정양석(오른쪽)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을 갖고 있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기자회견 등으로 여권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야권에서는 단일화를 두고 밀고 당기기가 끝나지 않고 있다.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등록일인 19일까지 단일화를 마치자고 합의한 상태지만, 여론조사까지 고려하면 시간이 촉박해 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17일 양 측 실무협상단은 오전 8시30분께부터 협상을 재개했지만,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난항에 빠진 상태다.

협상을 시작하고도 각자 당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회의실을 오가던 협상단은 약 2시간 10분이 지난 오전 11시40분께“오후 3시에 다시 협상팀이 만나서 좀 더 조율을 하기로 일정을 잡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오후 3시에 협상을 재개하게 되면 (여론조사는) 오늘은 힘들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도“단일 후보 등록을 19일 오후 6시까지 하면 되니까 여론조사의 표본 확보를 할 물리적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양 측은 이날 오전까지도 여론조사 문항 논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그분들(안 후보 측 협상팀)이 또 새로운 것을 들고 나왔다”며“양 후보를 대입해서 누가 유리하냐, 불리하냐를 묻는, 단일화 방식으로 정치 역사상 쓴 적이 없는 걸 들고나와서 관철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자가‘여론조사 문항으로 적합도냐, 경쟁력이냐가 아닌‘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중 누가 더 유리하다고 보나’를 묻는 질문을 안 후보 측에서 들고 왔다는 건가’라는 취지로 묻자 오 후보는“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오 후보는 “(협상이) 결렬되지 않을 것”이라며“그쪽도 19일까지 후보 등록하는 것은 정말 저하고 굳게 약속을 했기 때문에 조금 믿고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가상 양자대결 방식을 제안한 것이라며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오 후보 측 협상팀에서 여론조사에 유선번호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며 비판했다.

안 후보 측 협상단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양당 실무협상단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오 후보가 잘 모르고 한 말”이라며“경쟁력 측정은 상대 후보를 이기려고 단일화하는 것이다. 측정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그 중 하나가 가상대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안 대표 말처럼 투표용지와 여론조사 설문지가 똑같으면 된다. 오 후보로 단일화되면 1번 박영선, 2번 오세훈 안 대표가 단일화되면 1번 박영선, 4번 안철수 이런 식으로 설문지 만들어서 묻자는 것”이라며“오 후보가 새로운 것이라는데 모든 언론사가 이미 가상대결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2010년에도 유시민, 김진표 두 야당 후보가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가상 후보 대결로 결정을 봤다”며“경쟁력은 동의하면서도 가상대결은 부정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총장은 또“전혀 생뚱맞은 것을 들고나오는 건 국민의힘 쪽”이라며“유선전화번호를 섞어서 여론조사를 하자고 하는데 이건 말이 안 된다. 국민의힘도 이번 경선 여론조사를 다 안심번호로 했다. 우리도 금태섭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선관위에 요청해 받은 안심번호로 여론조사했다”고 말했다.

이어“가상 안심번호가 데이터베이스 오염도를 막기 위해 2016년에 도입된 건데 국민의힘측에서 단 한 번이라도 유선번호를 섞어 쓴 적이 있는지 (증거를) 갖고 오면 검토하겠다”며“일부 언론에서 (유선번호 비중이) 15%라는데 우리 협상과정에서는 안 나왔다”고 말했다.

김유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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