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군위에서 태어났다. 2007년 시집『고욤나무』상록마녀, 상록객잔, 디지북스 작은시집 선택을 냈고 2012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하였다. 2017년 12월 ＜우리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매일매일 간을 꺼내어 도마에 올려놓고 썬다 간 쓸개가 빠져나간 몸 휘청거리는 눈 밖으로 술꾼들이 흘러들어온다
매일매일 열댓 개 화덕에서 피고 있는 연탄불 검고 뜨거운 새는 훨훨 타오르는 날개 퍼드덕거리며 내 간을 쫀다
잘 달아오른 불 젓가락 쥔 손들이 바짝 덤벼든다 남의 살이란 살은 단박 지글지글 구워진다 시끄러운 말의 화력까지 더해서, 무르익어가는 시퍼런 혓바닥
낯선 공단의 황량한 종점 버스는 나를 깨워 바람 속에 떨궜다 썰리고 쪼아진 간을 그러모아 내일을 위해 퇴근하는 이른 아침녘, 지나친 정류장을 거슬러 까무러지는 잠을 데리고 다시 집을 향한다 한숨 자고 말갛게 씻긴 해가 거짓말같이 창에 와 쏟아지면 다시 오늘의 출근은 식당 문 활짝 열고 되살아난 간을 먹기 좋게 쓱쓱 썰어 내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