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봉
이재봉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12일 앞으로 다가온 보궐선거는 내년 3월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점에서 여야 간 총력전이 펼쳐질 것이다. 그동안 여야가 보여준 행태는 실망스럽다. 이번 선거는 여당 소속 서울·부산시장의 성범죄 때문에 치러진다.
양대 시장의 불명예스러운 일로 인해 예기치 않게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야 정치권은 더욱 절제되고 생산적인 선거를 치를 의무가 있다. 무분별한 의혹과 비방보다는 대안과 비전을 집약한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번 선거는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이며 서울을 이끌 능력과 자질을 보여줘야 한다. 코로나19 방역, 집값과 전셋값 상승, 보유세 폭등 등 서울시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서울시장에게 중요한 일은 시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추락하고 있는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여야가 그동안 벌여온 상대 후보 흠집 내기와 흑색선전이 난무해 정책 선거는 실종된 상태다. 민주당은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 당시 2009년 처가 소유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국민의힘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자의 도쿄 아파트 매각과 관련해 ‘도쿄시장’, ‘야스쿠니신사 뷰’라며 친일 프레임을 씌우며 역공하고 있다.
선거전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전 초기엔 양당 후보 모두 앞다퉈 ‘클린 선거’ ‘정책 선거’를 부르짖었지만, 갈수록 상대 약점만 헤집는 네거티브 공세가 격화하고 있다. 여권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조직과 집권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여야 모두 정책·비전 경쟁보다 돈 뿌리기와 흑색선전에 치중하는 것도 실망스럽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여권의 돈 풀기 행태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함께 코로나19 피해·취약 계층에 1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박 후보는 시민 1인당 10만원의 위로금, 유치원 무상급식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야권도 정책공약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평가받아야 한다.
서울 시민은 삶을 향상시킬 정책과 공약을 바라고 있다. 여야 후보는 혁신과 도전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서울시를 변모시킬 수 있는 능력과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서울을 바꿀 구상과 정책을 구체적으로 내놓고, 시민들과도 소통해야 한다. 정책·비전이 실종된 선거의 피해는 서울시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보여줘야 한다. 막장 네거티브 공세를 멈추고 서울을 다시 살릴 미래 비전에 대한 정책 대결을 벌여야 한다. 남은 선거기간이라도 시민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갖고 다투는 서울시장 선거를 만들기를 바란다. 이번에는 제대로 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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