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 경기매일
  • 승인 2021.04.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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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는 순수 아리안 혈통을 지키고 우수 인종을 길러내어 아리아인 국가를 건설하고자 인종 실험  ‘레벤스보른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끔찍한 인종 실험의 희생자로,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살아온 한 여인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길고 험난한 과정을 들려준다.
1942년 8월 나치가 점령한 유고슬라비아 첼예라는 도시에서 부모에게서 강제로 빼앗은 아이들에 대한 인종 검사가 이뤄졌다.
흰 피부와 파란 눈, 금발 등 순수 아리안 혈통의 신체적 특징을 보이는 아이들은 히틀러에게 바칠 아이가 되어 곧바로 독일로 보내졌다. 그리고 친위대원이나 정치적·인종적 심사를 통과한 독일인 가정에 양육을 맡겼다.
생후 9개월 된 에리카 마트코도 나치의 손에 의해 ‘레벤스보른의 아이’가 되어 ‘잉그리트 폰 욀하펜’이라는 독일인으로 자랐다.
전쟁에서 패하고 파괴된 전후 잉그리트는 열 살 무렵 자신에게 ‘에리카 마트코’라는 다른 이름이 있고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외로운 어린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된 잉그리트는 여전히 자신의 태생에 대한 궁금증을 마음에 묻어둔 채 장애 아동을 돕는 물리치료사가 되어 삶을 꾸려간다.
그러던 1999년 가을 친부모를 찾고 싶냐는 독일 적십자사의 전화가 잉그리트의 삶을 흔들었다. 예순 살이 되어서야 마침내 그녀는 진짜 자신 찾는 여정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이 책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시녀 이야기’에 등장하는 길리어드 시녀 제도의 모델이기도 한 레벤스보른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통제하려는 국가 권력의 잔인함, 순수 혈통과 우수 인종에 대한 기이한 신념으로 아이들을 납치해 그들의 정체성을 말살하는 광기 어린 국가주의와 인종주의를 고발한다. 잉그리트 폰 욀하펜·팀 테이트 지음,  강경이 옮김, 휴머니스트,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