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더욱 낮은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 코로나 극복,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괄사퇴 했다. 특단의 국정쇄신책에 대해 정책전문가 박정일 교수에게 들어봤다.

박정일 AI Creator.전)한양대 컴퓨터SW겸임교수
박정일AI Creator.전)한양대컴퓨터SW겸임교수

Q. Naeronambul
A. 미국 일간지 NYT가 참패원인을 ‘내로남불’ 키워드로 뽑았다. If they do it, it’s a romance, if others do it, they can it an extramarital affair.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해석했다. 금수저(gold-spoon) 엘리트와 흙수저(dirt-spoon) 계층의 불공정에 대해 2030은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Q. 참패(慘敗)
A. 4·15 총선 180석 대박이 4·7 보궐선거 쪽박 참패로 돌변하는 데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여권에서 참패의 진짜 원인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 참패 원인은 구구절절하게 나열할 필요도 없다. 지난 4년 동안 국정운영에서 보인 무능, 독선, 오만, 위선, 남 탓에 대한 심판이었다. 한마디로 이번 선거는 민주당 후보를 심판한 것이 아니라 지난 4년을 심판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참패는 예견된 일이다.

Q. 착각(錯覺)
A. 4차 지원금, 가덕도 공항 등을 내세웠지만 먹히지 않았다. 너무 안이하다. 바닥 민심을 오독(誤讀)하면 참패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거였다. 분노한 민심에 샤이·집콕 진보 지지층은 없다. 가정을 잘못하니 결과가 맞겠는가. 문대통령은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며 “가슴이 뛴다”고 했다. 하지만 부산시민의 표심은 62.67% vs 34.42%로 냉정했다.

Q. 민심(民心)
A. 민심은 천심(天心)이다. 세간에는 이번 서울시장은 박 때문에 오, 부산시장은 오 때문에 박이 됐다고 한다. 선거에 표출된 민심을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 정책 실패에 대한 엉뚱한 처방을 바로잡으라는 것이 민심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정책실패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방안은 정책 입안자를 바꾸면 된다. 새로운 전문가가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면 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법이다. 남은 임기 동안 민심을 역행하면 어떻게 될까.

Q. 해법(解法)
A. 첫째, 반성과 참회다. 참패한 당일 당·정·청 지도부는 총사퇴로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당·정·청 원팀이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사진 한 컷이 필요했다. 대통령께서도 국민 앞에 정식으로 나와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정책성과를 내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게 짧은 문장보다 훨씬 좋았을 것이다.

둘째, 인적쇄신이다. 청와대가 먼저 혁신해야 한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의 책임이 크다.
참모들은 전원 사퇴해 분위기를 쇄신해야 마땅한데도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참모가 한 명도 없다는 현실이 더 어이없다. 그냥 내자리만 보전하겠다고 하는 참모하고 안정적 국정 운영이 가능할까. 임기 1년이 남았는데도 이러니 퇴임 후 무척 외로울 것 같다. 정책 실패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고사하고 무능을 넘어 비겁하다.

내각 개편이다. 원래 예정되어 있던 장수 장관뿐만 아니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자리만 지키는 장관들은 전부 바꿔야 한다. 지역안배, 여성비율, 안정적 마무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성과를 낼수 있느냐 없느냐다. 국정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혁적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이번에 제대로 된 쇄신 인사란 평가 받기를 바란다.

민주당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지도부는 일괄 사퇴했지만 정착 쇄신을 위한 움직임이 없다는 게 문제다. 벌써 차기 당권을 놓고 계파 간 물밑 대결 조짐이 보인다. 이 와중에 밥그릇 싸움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쇄신한다는 시늉에 그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국민의 힘 초선의원 56명은 “우리가 잘해서 이긴 선거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선언했다.
 
셋째, 정책성과다. 늦어도 연말이면 정국이 차기 대선국면으로 넘어간다. 남은 시간은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선거에서 드러난 국민의 뜻에 맞게 정책기조를 전환해야 한다.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에 선택과 집중해야 한다. 180일 100만 개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 

넷째, 기업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 지금 세계는 반도체 패권다툼 중이다. 자칫 머뭇거린다면 한국경제의 주력 수출품 반도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기업 총수가 타이밍에 맞게 투자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백악관에서 반도체 회의를 한다고 삼성을 초대했다. 비즈니스는 Give and Take다. 반도체 투자와 백신을 Deal 한다면 어떨까. 역사를 돌이켜보면 올림픽 유치를 위해 대기업의 나선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데 삼성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 

마지막으로, 민심잡기다. 성난 민심을 다독거려주고 달래야 한다. 민심이 들끓는 엄중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내놓은 쇄신이 미봉책으로 그치다면 국민은 더 이상 기대를 접을 것이다. 민심을 외면하는 대통령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다. 당·정·청의 쇄신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떠난 민심은 심판의 날을 기다릴 것이다. 맛없다고 소문난 식당은 아예 업종 전환해 간판을 바꿔야지 메뉴만 바꿔서는 떠난 손님은 돌아오지 않는다.

박정일 AI Creator. 전)한양대 컴퓨터SW 겸임교수

정석철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