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소크라테스에게 물었다. 살기 위해 먹느냐? 먹기 위해 사느냐를? 그가 대답하기를 한마디로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자신은 살기위해 먹는다며 공통적으로 선인과 악인이 다르다고 했다. 
살기위해 먹고 마시는 사람은 과욕 과음하지 않지만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은 과욕에 젖어 큰 욕심을 갖는다. 그 과정에 좋지 못한 행동을 하게 돼 있다. 먹는 것 또한 다르지 않다. 
그리고 밥을 먹는 자세 태도에서도 선인과 악인 양심이 바르고 바르지 못한 정신 살기위해 먹는 사람인가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인가 구분된다.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은 밥그릇의 밥도 자기 앞이 아닌 뒤쪽이나 양옆에 있는 밥부터 떠먹는다. 또한 자기 앞에 놓인 음식보다 다른 사람 가까이 놓아 둔 음식에 보다 많은 손을 된다. 이 같이 먹는 것만 보아도 선인과 악인을 알 수 있다. 
또 악인은 육식동물 또는 잡식동물을 좋아한다. 육식동물 또는 잡식동물 중에서도 개, 돼지 또는 고래와 같은 사나운 동물을 뿐만 아니라 날것을, 식물 중에는 대마초, 담배와 같은 자극적인 것, 마시는 것도 술 같은 정신을 흐리게 하는 것 맵고 짠맛이 짙은 것 한마디로 화려하고 자극적인 색상의 동물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가 즐겨먹고 마시고 외모 하나만 보아도 선인과 악인을 알 수 있다. 
선인은 소식小食과 초식草食을 좋아한다. 선인은 주의를 살피며 주변에 굶주린 사람이 있으면 그를 돕기 위해 나눠 먹는다. 물론 자선을 빌미로 놀고먹고 살면서 남의 도움에 의존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충청북도 음성에 가면 천주교에서 신부와 수녀들이 늙고 병이 들어 오·갈데없는 몸이 성치 않은 사람 그들을 돌보는 천사의 집이 있다. 
그 천사의 집이 만들어지게 된 동기는 일제식민지통치를 받던 시절 최귀동 할아버지가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 가 살다 독립이 되어 고향을 찾아 와보니 부모형제는 어디론 가 떠나버리고 의지할 곳이 없어 구걸을 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데 1950년 6월 25일 남과 북이 둘로 나눠 전쟁을 하고 휴전이 되자 곳곳에 늙고 병든 걸인들이 많았다. 
그 사람들을 보고 다리 밑에 거적으로 바람, 눈, 비 막이를 해 20여명을 모아 놓고 주변 마을 이집 저집을 기웃거리며 밥을 얻어 다 먹여 살렸다. 
그 때 늙고 병든 거지들을 보고 최귀동 할아버지는 자신도 구걸을 해 먹고 살지만 그래도 병들지 않아 그것만도 다행이다 싶어 그가 늙고 병든 거지들을 다리 밑으로 데려다 놓고 구걸 해다 먹여 살렸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은 가진 것이 없어 늙어 구걸은 해도 병들지 않아 행복하다며 늙어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했다. 
최귀동 할아버지가 늙고 병든 거지들을 다리 밑에 모아놓고 구걸 먹여 살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천주교 오웅진 신부가 찾아가 그를 돕기 위해 만든 것이 음성꽃동네천사의집이다. 
그 같이 최귀동 할아버지는 먹기 위해 사는 사람 아닌 살기 위해 먹는 사람이었기에 자기 자신도 오·갈데없어 구걸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데도 늙고 병든 거지들을 돕는 선행을 할 수 있었다. 
먹기 위해 사는 악인은 자기 자신이 더 많이 갖기 위해 더 많이 먹기 위해 남의 어려움 같은 것 생각하지 않는다. 
늙고 병들어 오·갈데없어 구걸 먹고 사는 거지들을 위해 자기 헌신을 한 최귀동 할아버지와 같이, 먹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닌 살기위해 먹는다는 소크라테스와 같은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런 자세로 사는 안인이 아닌 선한 사람이 많아야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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