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돼 내년 7월말 까지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지금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이다. 한국경제를 위해 경제인 사면이 절실하다고 주장하는 일자리 창출 전문가 박정일 교수에게 들어봤다.

박정일 AI Creator.전)한양대컴퓨터SW 겸임교수
박정일 AICreator.전)한양대컴퓨터SW겸임교수

Q. 여론
A. 14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9~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요 경제인 사면에 대해선 66.6%가 찬성했고, 반대 의견은 30.6%로 나타났다. 향후 국정 우선순위로는 일자리 창출이 29.2%로 1위를 차지했다.

Q. 글로벌 반도체 전쟁
A. AI 시대는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의 10배인 2000개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5G, IoT, Robot, Drone 등 모든 산업분야에 AI 반도체가 들어간다. 이에 주요 선진국은 파격적 지원책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어 TSMC와 삼성의 양강 체계도 흔들릴 수 있다. 미국은 반도체를 경제·안보 전략자산으로 지정하고 자국 내 생산과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 한국의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지키고 선제적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Q. 삼성의 위상
A. 삼성의 지난해 브랜드 가치는 623억 달러로 글로벌 기업 5위다. Apple, Amazon, MS, Google 다음이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 매출은 미국의 Intel에 이어 2위다. 3위는 대만의 TSMC, 4위는 SK하이닉스, 5위는 미국의 Micron이다. 삼성이 국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상회하고, 매출 상위 10대 기업들의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수준에 달한다. 국내 투자에서도 전체 대기업 투자액의 30%를, 국내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갖고 있다.

Q. 중국공장
A. 삼성은 중국 시안에 메모리 2공장은 2단계까지 증설투자가 마무리돼 올해 하반기부터는 가동 예정이다. 매출 규모는 지난해 5조3000억 원을 넘어 미국 오스틴 공장 매출보다도 크다. 쑤저우에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1조위안(약 170조원)을 투자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Q. 미국투자
A.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회의에서 중국을 직접 언급하며 "미국이 투자를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다"며 삼성을 압박하고 나섰다. 조만간 미국에 투자를 결정해야 하지만 지금은 결정을 할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경쟁사인 대만의 TSMC에서는 류더인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Q. 진퇴양난(進退兩難)
A.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목표로 평택에 10년 장기 계획으로 파운드리 공장을 추진하고 투자도 확대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투자를 늘려야 할지도 모른다.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 미국 내 투자 결정을 압박해 삼성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삼성이 투자 확대 등 현안에 대해 함구하는 것은 거대한 중국 반도체 시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 확충을 이유로 삼성에 추가 투자를 요구하며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중국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협력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Q. 가석방
A. 문대통령은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에 대해선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다. 가석방은 형법 제21조에 따라 기결수가 형기 3분이 1을 마치면 가석방 심사대상이 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전체 형량의 40%를 넘어 가석방의 형식적 요건은 갖춘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옥중 서신을 통해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지원하겠다며 반성의 의지를 밝혔다.

Q. 사면명분 
A.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삼성의 장기간 리더쉽 부재는 투자의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되면 한국 경제 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으로 한국경제 회복과 백신확보에 이바지하는 것이 남은 1여년 형기를 마치고 나오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첫째, 특별사면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 동행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미국 내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지난 백악관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10분가량 연설하면서 미국(America)을 19차례, 투자(Invest)를 18차례나 언급했다. 그만큼 미국 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원하고 있다. 삼성이 Texas주 Austin시에 170억 달러(약20조원) 투자로 유발되는 일자리 19,873명, 공장 완공 후 2,900여명이다. 경제효과는 86억4300만 달러(약10조5000억 원)로 전망하며 20년간 세금 9000억 원을 감면해 달라고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삼성의 투자를 선물로 안겨주는 것은 어떨까.

둘째, 과감한 투자결정이 절실하다. 삼성이 반도체 불모지에서 메모리 세계 1위의 위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총수의 선제적이며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본의 Toshiba는 한때 세계 시장을 호령했지만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일본 재계에서는 삼성 총수 리더쉽을 반도체 성공의 핵심이라며 부러워했다. 코로나 위기에도 삼성이 약진하고 있는 것은 과감한 투자와 신기술 개발, 혁신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심화될 글로벌 경쟁에서 반도체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만큼 삼성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셋째, 균형 잡힌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 위기 상황에서는 리더가 나서야 한다. 글로벌 기업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주요 결정은 결국 총수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Apple이나 Google, TSMC 등 해외 경쟁업체가 삼성의 총수 공백을 활용해 반사이익을 챙기면 한국산업 경쟁력까지 뒤쳐질 수 있다.

넷째,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한국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황, 세계 각국의 자국중심주의 기조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의 경영 공백으로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한국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업이 나서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삼성이 한국경제를 살리는 데 앞장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백신 확보다. 그동안 세계 각국은 백신 확보를 위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경쟁을 벌여왔다. 백신 확보 경쟁에서 뒤쳐질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탈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재판 직후 정부 특사 자격을 받아 해외에서 백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출장을 계획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현재 접종 대상인 18세 이상 인국 2억6000만 명이 모두 맞고도 남을 6억 회분 확보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밝혔다. 2회 접종해도 남는 8000만회 분은 4000만 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이다. 삼성이 반도체 투자라는 선물을 주고 백신을 일단 대여해 나중에 갚는 식의 제안은 어떨까, 삼성이 국민을 위해 나서야 할 때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은 국면전환을 위한 강력한 히든카드다. 

박정일 AI Creator. 전)한양대 컴퓨터SW 겸임교수

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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