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평단의 주목과 독자의 환호를 받은 소설가 장류진이 첫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를 출간했다.
마론제과에서 일하는 직장동료 정다해, 강은상, 김지송의 일상과 우정을 그린 ‘달까지 가자’는 최근 사회적 이슈인 ‘가상화폐’로 눈을 돌려 그 흡인력을 증폭하는데 작금의 사회현실과 세대를 작가 특유의 감각으로 클로즈업했다. 
이름난 기업에 입사하고도 단칸방을 벗어날 수 없는 ‘흙수저 여성 3인방’의 ‘코인열차 탑승기’는 만성화된 저성장 국면과 세습 자본주의를 단숨에 관통한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하루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그들에게 ‘회사 사람’을 넘어선 끈끈한 마음이 싹트고, 그들은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웃기는 일도, 화나는 일도, 통쾌한 일도, 기가 막힌 일도 함께 나누는 각별한 사이가 된다. 그들이 금세 친해질 수 있었던 건 암묵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같은 부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인사평가는 늘 ‘무난’을 넘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의 월세에 살며,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는 고작 달달한 디저트로 해소할 수밖에 없는 그들은 자기 인생을 자기가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다해와 지송은 평소 감정의 동요가 별로 없는 은상 언니에게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기쁜 일이 생겼음을 직감하고 무슨 일인지를 추궁하다가 은상이 가상화폐의 한 종류인 이더리움에 투자해 큰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은상은 다해와 지송에게 이더리움 투자를 함께하자고 설득하지만 지송은 단번에 거절하고, 우리 같은 애들한테는 이 방법밖에 남지 않았다는 은상의 말에 다해는 흔들린다. 다해는 이사 준비를 하다가 마음에 쏙 드는 방을 본 것을 계기로 보증금과 월세가 조금 더 비싼 그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에 결국 적금을 깨고 가상화폐를 시작하게 된다. 364쪽, 창비,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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