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2024년 치매 인구는 100만 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만으로 여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대선판도에서 중·장년층 표심을 얻을 수 있는 ‘AI 치매예방 시스템 구축’ 해법에 대해 정책 전문가 박정일 교수에게 들어봤다.

박정일 AI Creator.전)한양대컴퓨터SW겸임교수
박정일AI Creator.전)한양대컴퓨터SW겸임교수

Q. 통계(統計)
A. 2020년 노인 인구가 813만 명 중 치매 환자가 약 84만 명으로 10.33%를 차지한다. 10명 중에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85세 이상인 경우에는 35%로 3명 당 1명꼴이다.
65세 이상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더 치매를 많이 겪고 있다. 여성이 62.3%, 남성이 37.7%다. 치매는 환자 가족의 고통이 54.8%로 가장 크고 치료 대안이 없는 26.4%로 위협적인 질병이다. 치매 환자 수는 20년마다 두 배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2040년에는 168만 명이 예상됨에 따라 가족까지 포함하면 1,000만 명이 돌봄 치매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Q. 비용(費用)
A. 의료비 지출 부담이 34.3%로 가장 높다. 2018년 치매 관리 비용이 15조 3천억 원으로 GDP의 0.8% 정도였지만 올해 예산은 20조가 넘을 것이다. 2050년은 134조 8천억 원으로 GDP의 3.8%를 차지할 것이다. 2018년 노인 부부 가족 소득 평균은 3,915만원인데 치매 관리 비용이 2,042만원 정도가 든다. 노인 부부 평균 소득 대비 약 52.5%가 치매 관리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 상당히 많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Q. 건망증(健忘症)과 치매(癡呆) 차이
A. 행동한 것을 기억하고 있는 건망증은 노화에 의한 건망증이다. 행동한 것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망증은 인지증에 의한 건망증이다. 기본적으로 기억력 장애는 유사하지만 일상적인 생활에 방해가 되느냐에  따라 구별된다. 건망증 같은 경우는 쉽게 회복이 되기 때문에 일상 생활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다. 하지만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기억 자체를 잃고 두 가지 이상의 인지 기능 장애가 생겨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Q. 우울증(憂鬱症)과 인지증(認知症) 차이
A. 우울증은 오전 중에 증상이 나타나고 인지증은 오후부터 밤까지 증상이 나타난다. 우울증은 자신의 증상을 자각(自覺)하지만 인지증은 자각할 수 없다. 우울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지만 인지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다. 우울증은 뇌에 이상이 없지만 인지증은 뇌에 이상이 있다.

Q. 퇴행성 신경질환(Neurodegenerative Disease)
A. 신경계의 한 부분 혹은 여러 부분에서 서서히 끊임없이 진행하는 신경세포 사멸로 인한 병을 통칭한다. 알츠하이머는 뇌에서 발병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주로 인지기능 장애를 일으켜 치매의 주요 요인으로 70%를 차지한다. 진행성 인지기능 장애로 알츠하이머병, 루이치매, 전두측두치매, 피질기지 퇴행증이 있다. 진행성 운동실조는 파키슨병, 근력저하 및 근 위축은 루게릭병 등이 있다.

Q. 인지증(認知症)
A. 인지증은 병의 증상으로 지적 능력이 정상적인 수준 이하로 떨어져 일상생활에 장애를 동반한다, 이상행동증상(BPSD. 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을 수반한다. 지적능력(사고, 계산)저하, 마음(흥분, 불면, 환각, 망상)과 행동(배회, 폭력) 장애, 일상생활(식사, 목욕, 화장실, 환복능력) 저하, 신체(보행, 몸 떨림, 언어) 장애가 나타난다.  알츠하이머병은 뇌가 위축되고 뇌세포에 유해한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침착되어 뇌의 신경전달 체계가 망가져서 생긴다. 알츠하이머 병 유병률은 65세부터 5년 단위로 2배로 늘어난다. 실제로 고령 사회에서 가장 우려되는 질병은 바로 알츠하이머병이다. 혈관성 인지증은 뇌혈관 손상에 의해 발병하는데 주로 젊은 층에 나타나며 20%를 차지한다. 레비 (루이) 소체형 인지증은 뇌의 신경세포 속에 레비 소체(작은 원형의 단백질이 모인 것)가 생겨 뇌의 기능에 장애가 발병하며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

Q. 예방수칙(豫防守則)
A. 예방수칙 3·3·3은 3권(勸) 3금(禁) 3행(行)이다. 운동은 일주일 3번 이상 땀나게 걸어야 한다. 식사는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부지런히 읽고 쓰기를 해서 뇌에 어떤 자극을 주는 활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술을 적게 마시고 담배를 피우지 않고, 머리를 다치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기적 검진을 통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를 체크해야 한다. 가족 친구들과 자주연락하고 만나서 즐겁게 살아야 한다. 매년 보건소에서 치매 조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Q. 치료(治療)
A. 알츠하이머병과 레비, 소체형 인지증 그리고 전두측두형 인지증은 치료가 어렵다. 알츠하이머병은 갑자기 발병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뇌에 장애가 진행되어 생기는 병이다.
간병으로 증상을 개선하거나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 약보다는 간병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원예, 독서, 서예, 주산 등을 활용했으나 최근에는 디지털 치료제를 통해 뇌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비 약물 요법으로는 레크레이션, 음악, 예술, 운동, 애니멀 테라피 등이 있다.

Q. 진단(診斷)
A. 치매는 아직 근본적 치료제가 없다. 길게는 10여년 이상에 걸쳐 병세가 악화되기 때문 이다. 조기에 찾아내 발병 속도를 늦추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뇌 영상촬영, 척수액 검사 등 현재의 진단 방식은 대부분 치매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진단이 가능하다. 뇌 영상의 경우 회당 200만 원 이상 비용이 든다. 치매 증세 정도가 나타난다는 것은 뇌 3분의 1 정도 뇌세포가 죽었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혈액으로 치매를 조기 진단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망막을 촬영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빛 파장에 미세하게 바뀌는 현상을 감지해 치매 진단에 성공했다고 학술지에 실린바 있다. 최근 미국 제약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의 임상 2상 시험에서 치매환자의 증상 진행을 32% 늦추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Q. 간병(看病)
A. 환자의 생활환경 등을 가급적 바꾸지 말아야 한다. 생활의 리듬을 개선하고 주위의 도움을 받아 가사나 일을 계속하게 해야 한다. 웃는 얼굴로 즐겁게 생활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환자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대해야 한다. 환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환자를 잘 관찰해야 한다. 발병 이전의 환자의 생활을 파악해야 한다. 증상은 사람마다 각각이기 때문이다. 서두르지 않고 듣기 좋게 말하고 불안을 덜어줘야 한다. 인지증의 고지는 환자의 성격과 주위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해야 한다. 진단 결과를 일방적으로 알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Q. 경도인지장애(輕度認知障礙, Mild Cognitive Impairment)
A. 인지기능 장애는 있지만 사회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장애다. 동일 연령대에 비해서 인지기능이 조금 저하돼 치매 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인지 기능이 상당히 떨어진 경우다. 경도인지장애는 184만 4천 명으로 전체 인구 중 유병률이 22.69%에 이른다. 이 수치는 그냥 방치했을 경우에 치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의미다. 경도인지장애 노인을 어떻게 치매로 연결시키지 않을 것이냐가 사회적 문제다.

Q. 초고령 사회(超高齡 社會)  
A. 유엔은 만65세 이상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노인 인구비율 7%를 넘어 고령화 사회, 2014년에는 14%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 일본 36년, 미국 94년, 독일 77년이나 걸렸다. 하지만 한국은 2025년이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2045년 되면 세계적으로 가장 고령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된다.

Q. 해법(解法)
A. 우리는 고령사회에 대비하고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 생활을 꿈꾸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치매가 있어도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차기 대선에서 중·장년층 표심을 잡을 ‘AI 치매예방 시스템’ 구축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치매 인력확충이다. 2020년 7월 기준 치매안심센터 운영 인력이 충족한 센터 수는 전국 256곳 중 10.9%인 28곳에 불과하다. 인력 기준은 치매관리법 시행규칙에 근거한다. 시행 규칙에는 간호사, 1급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임상심리사를 각각 1명 이상 두고 다만 보건복지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명시되어 있다. 전국 치매 안심센터에 인지재활지도사를 파견하면 인력부족도 해소된다.

둘째, 치매안심센터 역할 재정립이다. 치매는 예방이 중요한데 센터별 실적 경쟁에만 치우쳐 전문성은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한 조기 검진으로 치매환자만 양산하는 실정이다. 검사실적 평가 방식을 바꿔 본래 목적인 국가 돌봄 서비스가 정착되고 치매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조기검진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치매안심센터에서 무증상 고령자 대상 무작위 조기 검진이 이뤄지고 있다. 치매를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인지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를 선별해 정밀 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인지기능을 검사하고 치매 의심자는 병원에 의뢰해 혈액검사, 뇌파, MRI 등을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조기 검진 이후 과정이 더 중요하다. 발굴치료가 아닌 예방에 중점을 두고 AI·BigData와 ICT 기술을 활용한 AI 디지털 치료제(치매예방프로그램) 확산에 집중해야 한다.

넷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현재의 치매국가책임제는 공공 중심 정책의 실행만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치매 예방과 같은 사회서비스 복지 정책은 민간의 협조를 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 공공 중심으로 하면 서비스 범위와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치매환자 진단과 예방 및 돌봄까지 커버하는 ‘인지재활지도사’ 30만 명 육성은 6개월 내 가능하다.

다섯째,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노인 연령을 조정해야 한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생각하는 노인의 연령은 평균 72.5세로 현재노인기준 65세와 차이가 매우 크다. 노인 연령기준을 상향하려면 단계적으로 해야 하기에 시간이 걸린다. 노인 연령 기준 상황은 더 이상 미룰 사안이 아니다.

여섯째, 비대면 사회에 자택 예방서비스 제공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치매환자 입장에서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할 수 없어 상당히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복지관이나 경로당 등이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다보니 활동량이 굉장히 줄어들어 치매가 더 심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비대면 인지재활프로그램을 활용해 뇌에 자극을 주어 뇌 활동을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인지재활지도사 방문 서비스가 필요하다. 

일곱째, ‘치매조기 진단과 예방 정부 AI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전국 보건소와 치매안심 센터를 묶어 치매진단 빅데이터 수집 분석해 활용해야 한다. 대상자별 맞춤형 치매예방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서비스의 이용자인 환자들이 생활하는 지역 사회의 상황에 맞게 유연한 지침을 마련해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치매안심센터와 치매 안심병원을 포함한 지역 사회 내 치매 유관기관 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상호 상생할 수 있도록 원활하게 조정해야 한다.

여덟째, 세밀한 추진 계획이 필요하다. 정책 방향이 맞더라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당초의 정책 취지와 목료를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정책 추진에 앞서 좀 더 촘촘한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과감한 발상 전환과 창의력으로 치매 예방 사업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치매관리본부’를 설립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처럼 치매관리본부를 만들어 향후 치매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치매 극복을 위한 지원이나 돌봄이 강화돼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치매걱정 없는 세상이 실현된다. 

박정일 AI Creator. 전)한양대 컴퓨터SW 겸임교수

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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