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을 수만 있다면
소리 없이 흐르는 시간을
밧줄에 꽁꽁 묶어 가두어 놓고 싶다
지나온 발자취
비, 바람에 흩어져 흔적도 없는데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뒤돌아보니
나이테만 동그랗게 그려져 있다
젊은 날의 시간은
기억 저편에서 아스라이
희미한 불빛처럼 깜박거리고
피라미드처럼 좁아져 가는
인생길에서
내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구나
오늘도 세월의 언저리에서
동그랗게 원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