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과 사이에 낳은 딸의 출생신고를 8년 동안 하지 않고 있다가 동거남에게 복수하기 위해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엄마가 항소했다.
24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A(44·여)씨가 최근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30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가 구형에 가까운 형을 선고해 항소하지 않았다.
지난 14일 인천지법 제13형사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A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거남이 오랫동안 출생신고를 요구했으나 피해 아동이 법률혼 남편의 자녀로 등록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사실혼 관계의 남성이 본인의 경제적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자 그가 사랑하는 대상인 피해 아동의 생명을 빼앗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 아동의 코와 입을 막은 후 몸으로 눌러 질식해 숨지게한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며 “범행 전후의 정황이 좋지 않고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받은 사실혼 관계의 남성도 목숨을 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생전에 딸에 대한 출생신고도 하지 않았고 스스로도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것은 아니다”며 “단지 법률혼 남편의 자녀로 등록되는게 싫어서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지속적으로 사실혼 관계의 남성에 대한 복수심으로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이고, (딸의) 살해 동기를 경제적 어려움으로 보기에도 어렵다”며 “사실혼 관계의 남성은 부족하게나마 주거지 월세, 각종 공과금을 부담해 왔고, 피고인이 딸의 출생신고 문제만 해결하면 별거생활을 정리하고 피고인과 생활을 이어나갈 의사를 보였다”고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제 아이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혼자보내서 너무 미안하고 엄마가 엄마라서 미안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8일 인천 미추홀구 한 자택에서 자신의 딸 B(8)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양을 살해하고 1주일 동안 시신을 자택에 방치하다가 “딸이 사망했다”고 119에 신고했다.
김민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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