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의 나라에서 우리는 몇 번이고 새로 시작하고, 몇 번이고 버리고 떠나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도망쳐도 좋고, 비겁해져도 좋다. 다만 충분히 말하고, 기록하고, 관찰하자.”
이 책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는 정신질환 당사자이자 수많은 정신질환자들을 만나온 저자 라단이 쓴, 정신질환에 관한 구체적이고도 실제적인 보고서다.
저자는 자신이 매일 약 스무 알을 복용해야 하는 양극성장애 환자인 동시에, 자조모임을 조직하며 다른 환자들을 만나오고 수년간 정신질환에 관해 쓰고 그려왔다.
저자는 스스로 경험한 바와 다른 이들을 통해 배운 바를 토대로, 우울증에서 경계선 인격장애와 조현병까지, 처음 정신과를 찾는 방법에서부터 지지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법까지 정신질환이라는 세계에 대한 통합적인 세밀화를 그려낸다.
저자가 가장 초점을 두는 것은 ‘어떻게 정신병자들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책임감 있게 관리해나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이 책은 그러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책들을 제공한다. 이는 약물 치료와 관련된 것부터 생활의 작은 습관까지 광범위하다.
이 책에는 초발한 초기 정신질환자부터 평생관리 질환으로 정신병을 안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하는 글들을 함께 실었다.
초진은 어떻게 이뤄지며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하는지, 정신과 의사와 효율적으로 대화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정신과 약물에 관해 환자가 알아두면 좋을 것들과 약물 치료에서 환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등의 실질적인 문제를 상세하게 살펴본다.
중증 우울증 환자가 자신의 생활을 돌보지 못할 때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폐쇄병동 입원 후 어떻게 사회에 복귀할지와 같은 문제부터, 직장과 학교 적응법, 생활 리듬을 촘촘하게 설계해 병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까지 다룬다. 392쪽, 반비,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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