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전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진압으로 불이 꺼지고 철골 뼈대만 남은 건물 외관이 보이고 있다.
▲ 19일 오전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 진압으로 불이 꺼지고 철골 뼈대만 남은 건물 외관이 보이고 있다.

 

이천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진화 작업이 엿새째 진행되는 가운데 경찰이 발화 원인과 시점 등 파악에 나섰다.
이천경찰서 형사과와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등 25명으로 구성된 수사 전담팀은 현재 물류센터 지하 2층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정확한 발화 시점과 원인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CCTV 영상에는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멀티탭에서 불꽃이 튀면서 연기가 난 장면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멀티탭은 별도 에어컨이 없는 지하 2층에 근무자들이 선풍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신고가 최초 접수된 시간은 17일 오전 5시36분으로, 경찰은 실제 불꽃이 튄 정확한 시점 등을 정확히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프링클러 등 소방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쿠팡 측의 대피 묵살 의혹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한 쿠팡 근무자는 “17일 화재 당시 근무 중이었고, 언론에서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더 빨리 화재를 발견한 노동자’라고 말하는 그 노동자”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해당 청원에서 “화재 당일 오전 5시10~15분께 물류센터 내에 화재 경보가 한 차례 울렸으나 평소 경보기 오작동이 심해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약 10분 뒤 퇴근 체크를 하기 위해 1층 입구로 가던 중 C구역에서 D구역으로 연결되는 계단 밑이 연기로 가득 차 있는 걸 본 뒤 쿠팡 관계자에게 불이 난 것 같으니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불이 난 게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본격적인 수사는 현장 감식 이후에나 이뤄질 수 있어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 직후부터 쿠팡 근무자 등을 불러 조사하는 등 기본조사는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과 확산 이유, 소방시설 작동 여부 등 본격적인 수사는 합동감식 이후 진행될 수 있을 텐데 완진이 되고 유독가스가 다 빠지기까지 길게는 2~3주 정도 걸려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천 쿠팡 물류센터는 화재 발생하기 전인 지난 2월 소방시설점검에서 277건에 달하는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방시설 등 종합 정밀점검 실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점검에서는 고정 지지대가 탈락하는 등 스프링클러 관련 지적이 6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피난 유도 설비 부실 40건, 방화셔터 이상도 26건 지적됐다.
이천 = 진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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