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부의 학대로 두달가까이 의식불명에 빠져있다 숨진 민영이의 발인식이 14일 열렸다.

 

양아버지 학대 혐의로 두 달 간 의식불명에 빠져있다가 숨진 두 살배기 입양아동 ‘민영이’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장례식장에는 아동학대로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게된 민영이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애달픈 울음소리만 가득했다.
14일 오전 경기 화성시 한 장례식에서는 지난 5월 양부 A(36)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져 두 달 가까이 연명치료를 받다 끝내 숨진 민영이의 발인식이 열렸다.
전날 빈소를 방문한 데 이어 오늘 발인식까지 서울과 경기도 등 각지에서 찾아온 시민 10여 명이 민영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빈소를 지킨 유족이 민영이 양부의 부모와 양모의 아버지뿐이라 발인식은 짧고 조촐하게 치러졌다.
오전 8시30분 발인식이 시작되자 밝은 모습이 담긴 민영이의 영정사진이 빈소 밖으로 옮겨졌다. 양외조부가 아이의 위패와 영정을 품에 안고 앞선 가운데 장례식장 직원들이 고인을 운구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민영아 미안해”, “불쌍해서 어떡해”라고 울부짖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을 태운 운구차는 곧바로 장지인 화성시 매송면 숙곡리 함백산추모공원으로 이동했다.
추모공원에서도 애도의 물결은 이어졌다. 장례식장에서보다 더 많은 인원이 민영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겠다고 온 것이다.
30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은 운구행렬을 따라 고별실까지 들어가 유족과 함께 민영이와의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숨진 민영이가 좋은 곳으로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짧은 묵념을 진행한 시민들은 오전 10시 민영이가 화장로로 들어가기 직전까지 관을 부여잡고 통곡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별실 곳곳에서는 “민영아 미안해”, “민영아 잘 가”, “어른이 미안해” 등의 외침이 터져 나왔으며, 관이 화장로로 들어간 이후에도 시민들 모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고인의 화장은 화장기 12호기에서 진행됐다.
추모를 위해 평택에서 추모공원을 찾은 김모(45)씨는 “민영이가 하늘에서는 아프지 않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면서 “양부모에게 학대당해 안타깝게 세상을 뜬 정인이와 민영이의 상황이 비슷한데 가해자들에게 강한 처벌이 내려져 제2, 제3의 학대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울먹였다.
민영이는 120시간의 화장 절차가 마무리되면 함백산추모공원에서 영면에 들어갈 예정이다.
화성 = 김창주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