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써주세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26일 각국 올림픽위원회를 통해 언론사 CLO(Covid19 Liason Officer·코로나 담당자)에게 공지사항을 전달했다.
조직위는 “각 언론사 CLO는 도쿄올림픽에 취재 온 기자들에게 ‘플레이북’에 설명된 규칙을 준수하도록 지시해달라. 규칙과 지침을 준수하는 것은 취재 기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올림픽을 안전하게 개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취재할 때 기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상기 시켜달라”고 말했다.
취재진들은 일본에 입국하기 전까지 까다로운 취재 승인 절차로 골머리를 앓았다. 일본 나리타공항을 통과하는데만 3시간이 넘게 소요됐다.
입국 후에도 경기장을 가기 위해서는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취재에 제약이 많다. 이는 취재진 중에 확진자가 생겼을 경우 동선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입국 후 14일동안 대중 교통을 이용할 수 없고, 일본 시민과 접촉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마스크 착용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메인프레스센터(MPC)에는 수많은 해외 취재진이 상주한다. 그러나 일부 취재진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는다. 턱에 쓰거나, 귀에 걸어놓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를 지적하는 스태프를 본 적이 없다. 일부 취재진들은 이들의 안전 불감증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식사 지정 구역을 벗어나 음식을 먹는 이도 목격 되곤 한다.
미디어 셔틀을 이용할 때 만원 버스 속에서도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대화를 나누고,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도 적잖이 볼 수 있다.
또한 취재진 중 일부가 호텔을 빠져가나 거리를 활보해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현재 일본은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그러나 확진자는 오히려 폭발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검사율이 적은 일요일 기준으로도 4000명을 넘었고, 전날에도 5000명을 육박했다.
선수촌에도 매일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는 올림픽 관계자, 선수, 언론인을 가리지 않고 침투하고 있다.
이는 개막식 현장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일부 선수들은 ‘노마스크’로 대열에 합류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방역지침 위반에 대한 조치는 없었다.
백신 접종율이 극히 낮은 일본 지역 사회의 문제가 더 크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올림픽스타디움 주변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무관중 개막식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 기념촬영을 하기에 바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존재하지 않는 듯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올림픽 반대 시위자까지 몰렸다. 이들은 시위 해산을 요구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거듭된 긴급사태 선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경각심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있다. 밤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정부 지침에 따르지 않고, 심야영업을 하는 음식점도 많다.
일본이 주장한 ‘버블방역’이란 애초에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를 수 있는 일본 뿐 아니라 어떤 나라도 불가능해 보인다.
“마스크를 잘 써달라”란 발언은 불가항력에 대응하는 공허한 외침으로 들릴 뿐이다.
최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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