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를 뚫어라.”
한국 축구가 9년만의 올림픽 메달을 위한 길목에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만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31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A조 2위 멕시코(조별리그 2승1패)와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을 치른다.
28일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6-0 대승을 거둔 한국은 쾌조의 분위기다. 2승1패, B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특히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 공격수 황의조(29·보르도)가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선수 두 번째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예열을 마쳤다.
대회 첫 골을 터뜨리며 부담을 떨친 황의조와 멕시코의 경험 많은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36·클럽 아메리카)의 와일드카드 창과 방패 대결이 관심을 모은다.
오초아는 A매치 114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수문장이다. 2005년 국가대표 A매치에 데뷔했으니 햇수로 17년차다.
2006 독일월드컵부터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월드컵만 네 차례 경험했다. 본격적으로 출전 기회를 잡은 건 2014 브라질월드컵.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상대로 신들린 선방을 선보이며 일약 멕시코의 ‘1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러시아월드컵 한국과의 조별리그에서도 손흥민(토트넘)에게 1골을 내줬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올림픽 출전은 2004 아테네대회 이후 두 번째다.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황의조와 오초아는 지난해 11월15일 오스트리아에서 가진 A매치 평가전에서 대결할 기회가 있었으나 오초아가 출전하지 않았다. 황의조가 이 경기에서 1골을 터뜨렸지만 한국은 2-3으로 패했다.
멕시코는 이밖에 공격수 헨리 마틴(29), 중앙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는 루이스 로모(26)가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선 멕시코가 11위로 한국(39위)보다 위에 있지만 올림픽에선 진 적이 없다.
한국과 멕시코는 역대 올림픽에서 5차례 대결했다. 한국이 3승2무로 우위다.
1948 런던올림픽 본선에서 처음 만나 5-3으로 승리했고, 23세 이하(U-23) 선수들이 출전한 이후에도 2승2무를 기록했다.
1996 애틀랜타대회 조별리그에서 0-0으로 비겼고, 2004 아테네대회에선 김정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동메달 신화를 썼던 2012 런던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2016 리우대회에선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권창훈(수원)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온두라스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후, 양궁 세리머니를 펼친 황의조는 “양궁대표팀처럼 우리도 원팀으로 목표는 하나다. 양궁 선수들의 금메달을 보면서 그들의 열정을 봤다”며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했다.
최정희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