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경기북부 주요 계곡을 찾아 물놀이를 하는 등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도가 청정계곡을 만들기 위해 계곡 음식점들이 불법으로 점유한 장소들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면서 바가지요금을 부담해야 했던 과거 모습은 사라졌고, 오히려 상가민들이 자발적으로 주차장과 화장실 등을 내주면서 이용자들과 상생하는 풍경이다.
10일 오전 경기북부 대표 휴양지 중 하나인 포천시 백운계곡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이용자들마다 거리두기가 유지되고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휴가를 즐기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음식점들이 계곡에 평상 등을 설치하고 비싼 음식값 등을 요구해 이용자들이 울며겨자먹기식 바가지요금을 내고 이용한 장소의 불법 시설들은 모두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 파라솔과 의자 등이 설치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그늘막 등을 설치해 편안한 휴식공간을 만들 수 있는 장소에는 형형색색 간이텐트들이 자리를 잡았다.
계곡 취사 금지 규정에 따라 포장음식을 챙겨와 먹는 피서객들도 있는 반면 계곡 주변 음식점들도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계곡 불법 시설을 철거한 백운계곡 상인들이 방문객들과 상생방안을 마련한 점도 인상적이다.
주차장, 화장실, 샤워장 등 자신들의 사유시설을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무료로 내주고 ‘가능한 인근 상인들의 음식을 이용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방문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했다.
입구부터 좁은 도로를 따라 올라가야하는 계곡의 경우 피서철 한쪽 차로가 아예 주차장으로 바뀌지만 백운계곡은 음식점마다 보유한 넓은 주차장을 무료로 제공해 도로 이용 역시 쾌적했다.
백운계곡 음식점 업주 A(61)씨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예전만큼 찾는 이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용자들을 돕고 이용자들에게 도움을 받는 일이 결국 계곡 영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이라며 “피서객들도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이용자들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고양시에서 이곳을 찾은 B(44)씨는 “코로나19 때문에 고민을 하다 찾아오게 됐는데 거리두기도 잘 돼 있고 편안하고 쾌적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라 놀랐다”며 “지방을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 이런 청정 계곡이 있어 가족들 모두 즐거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양주시 대표 계곡인 장흥계곡에서도 적은 인원이지만 가족 피서객들이 곳곳에서 휴가를 즐겼다.
또 계곡 입구부터 중장비가 동원돼 정비작업도 한창 이뤄지고 있었다.
일부 장소는 피서객들이 그늘에 자리를 깔고 자녀들과 물놀이를 즐겼지만 대부분의 장소가 풀이 무성하게 자라 정비가 필요해 보였다.
반면 물놀이가 가능한 장소에서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물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의정부에서 장흥계곡을 찾은 C씨(45)는 “물 높이가 낮아 아이들과 놀기에는 좋은데 계곡 곳곳에 풀들이 많이 자라있어 자리를 어디에 깔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며 “예전에 계곡 이용을 위해서 음식점에서 비싼 음식을 먹었어야 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진 부분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 2018년 불법과 편법, 쓰레기 더미였던 하천·계곡을 도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청정계곡 도민환원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 성과로 현재까지 25개 시·군 234개 하천·계곡에서 1601개 업소의 불법시설물 1만1727개를 적발했고 이중 1578개 업소 1만1693개를 철거해 99.7%를 복구했다.
도는 계곡 불법 시설물 재발방지를 위해 특별 점검반 운영, 불법 시설 재발 및 장기간 방치시 해당 지자체 부단체장, 담당공무원 감사 등 무관용 대응 방침도 세웠다.
계곡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방역지침 준수 등을 위한 점검도 벌이고 있다.
또 시·군 수요조사를 통해 계곡 이용객의 접근과 편의를 위한 공공진입로 등 시설을 추가확보하고 안내체계 구축 등도 계속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모두를 위한 경기도 청정계곡을 위해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하고 이용자들을 위해서는 편안한 환경이 제공돼 누구나 휴식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련 방안 마련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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