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안성, 평택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고공 행진 중이다.
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이 급등하면서 비교적 저평가 된 경기 남부지역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집값 ‘키 맞추기’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KB국민은행 월간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8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2.50% 올라 지난 2006년 12월 3.63% 상승 이후 14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도권 집값은 2019년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하락과 상승을 반복했다. 이후 2020년 월평균 1%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다가 올해 들어 상승폭을 더 확대하고 있다.
지역별 8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을 보면 경기 서남부 지역의 오름세가 뚜렷하다. 오산이 6.75%로 경기도 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안성(5.95%)과 평택(5.04%)이 2~3위를 기록했다. 이어 군포 4.44%, 화성 4.02%, 수원 3.64%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경기 서남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집값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
비교적 저렴한 지역에서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수요에 더해 교통망 개선 기대감이 겹치면서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혜지역으로 분류되는 안성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실거래가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안성은 화성 동탄신도시와 청주공항을 잇는 수도권내륙선이 들어설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안성시 공도읍 금호어울림1단지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6월 1억9500만원에(15층) 신고 됐으나, 올해 8월 3억4700만원(5층) 거래되면서 14개월 동안 1억5200만원이 상승했다.
안성시 옥산동에 위치한 안성아양광신프로그레스 전용 84㎡도 지난해 10월 2억8800만원(23층)에 거래된 뒤 올해 6월에 4억원을 넘기더니 연일 신고가를 경신해 8월에는 4억6000만원에(21층) 팔렸다.
평택 역시 지난 2016년 지제역에 개통된 수서고속철도 SRT에 이어 KTX(2024년 개통 예정) 등 각종 교통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교통망의 경우 경기 권역에서는 GTX 이슈도 있고, 신도시를 중심으로 광역 교통계획이 발표되는 등 좋아지는 쪽으로 확장되고 있는데 부가적인 이슈에 가깝다”며 “서울의 집값이 과열 국면에 있다 보니 외곽으로 계속 밀려나면서 상승폭이 올라가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지역이 도심과 키 맞추기를 하고, 경기권은 서울 외곽지역과 키 맞추기 하는 국면”이라며 “이같이 단계적으로 키 맞추기 국면이 이어지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가격 변동성이 더 커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신축 아파트가 많이 공급되어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수요자들이 체감하기 전까지는 아파트 시장에서의 키 맞추기 국면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최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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