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기자 / 내년 말 국내 가계부채 규모가 15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0월31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 및 전망(조규림 동향분석팀 선임연구원)’ 보고서를 내고 올해 말 국내 가계부채는 약 1330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6%, 내년 말에는 약 1460조원으로 9.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내년 국내 가계부채 규모를 전망하기 위해 주요 경제변수인 국내총생산(GDP), 소비자물가지수, CD금리, 주택가격지수를 활용한 벡터자기회귀모형을 구축, 전망치를 추정했다. 또 소득보다 가계부채의 빠른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말 약 152%, 내년 말 약 15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26조원 늘어난 1257조원.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10%를 웃도는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지난 5월 이후 급격히 상승하며, 8월 현재 전년동월대비 13.9%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율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가 나타나며, 지난 8월 현재 전년동월대비 11.5%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저금리 정책, 주택시장 활황, 가계소득 부진 등을 지목했다.
 

경기 둔화로 인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가계의 차입 비용이 감소해 대출 수요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판단이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25%로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역시 1.35%로 최저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2분기 현재 2.9%, 신용대출 금리는 4.4%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주택매매시장을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높아지고 아파트분양물량과 주택담보대출도 빠르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주택시장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 중 매매시장은 올해 크게 오르고 있는 반면, 전세시장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도 지난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8.8%에서 올 2분기까지 12.9%로 뛰어올랐다.
 

가계소득 부진이 지속되며,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생활비 등을 위한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혔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지난 2010년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 이후로는 0%대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예금취급기관의 기타 대출 증가율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가구의 생활비 및 부채상환 등을 목적으로 한 신용대출 비중은 지난 2012년 40.1%에서 지난해 43.0%로 확대됐다. 1·2분위 등 저소득층의 경우 비중이 각각 2012년 54.3%, 41.9%에서 지난해 61.6%, 48.0%로 7.3%포인트, 6.1%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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