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환 기자 / 평소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기 KTX광명역 역세권에서 ‘주차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달 중순 역세권에 이케아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등 대형매장이 잇따라 개장, ‘주차대란’이 우려된다. 하지만 광명시는 뚜렷한 대책없이 주정차 단속에만 매달리고 있다.
 

2일 오전 KTX광명역 인근의 한 이면도로. 평일인데도 왕복 4차선 도로 양옆이 불법 주차 차량으로 빼곡했다.불법주차 차량은 차량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공간만 남기고 중앙선까지 점령한 상태였다.
 

100여m 떨어진 또 다른 이면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 개발사업을 앞둔 부지, 개통 전 도로 등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에는 어김없이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공사 차량과 주차 차량이 뒤섞인 일부 도로는 관리의 손길도 미치지 않아 곳곳에 건설 폐기물 등 쓰레기까지 쌓여 있었다.
 

30여 분이 흐르자 시청의 주차단속 차량 2대가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불법주차된 차량 사이를 비집고 나타났다.
 

사이렌 소리를 듣고 차를 빼러 나온 한 30대 남성은 “하루에도 수차례 단속을 피하려고 차를 옮긴다”며 “안전하게 주차하고 싶은데 주차할 곳이 없어 도로를 떠돌다 단속이 지나가면 다시 같은 자리에 대는 것을 반복한다”고 말했다.
 

KTX광명역 주변이 이처럼 심각한 주차난을 겪게 된 것은 하루 평균 2만명이 역을 찾는데 반해 부설 주차장 주차면수는 2451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KTX역 특성상 장거리 이용객이 하루 이상 주차하는 경우가 많아 주차 회전율이 낮은 것도 주차 공간 부족의 한 이유다.
 

여기에 KTX광명역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와 역 주변 10여곳에서 진행 중인 상가 건설현장, 이제 막 분양을 시작한 아파트 분양 홍보관 등도 주차난을 부추기고 있다.
 

시는 주차난 해소를 위해 인근 미개통 도로 1곳을 막고 임시 공영주차장(174대 규모)을 만들어 운영에 나섰지만 역시 만차 상태를 유지하는 등 주차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공영 주차장을 위탁운영하는 업체가 만차로 차를 더 받을 수 없게 되자 주차장 옆 공터를 불법으로 사용하다 적발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오는 4일과 18일 KTX광명역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 대형 쇼핑몰인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건축면적 1만7000㎡, 지하2층~지상6층 규모)과 이케아(건축면적 2만5000㎡, 지하2층~지상4층 규모)가 잇따라 문을 연다. 하루 수 십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두 쇼핑몰이 건물 내에 확보한 주차공간은 각각 1454대와 2004대다.
 

한국에서 첫 매장을 여는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의 경우 개장 초기 전국에서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측된다. 
 

광명시는 지난달 18일 두 쇼핑몰 관계자 등을 모아놓고 교통혼잡 대책을 논의했지만 ‘주차장이 만차가 되면 차량 진입을 막고 뒷 차량에게 충분히 공지하자’,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하자’는 원론적인 의견만 확인하고 끝냈다.
 

KTX광명역 주변의 주차난이 이처럼 심각한 상황이지만 시도 단속 외에는 뽀족한 대안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현재 KTX광명역세권 불법주정차를 단속하는 별도팀을 꾸리고 매일 단속을 실시해 한 달에 2200~2800만원(550~700건)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광명시 관계자는 “지금 이케아 등이 확보한 주차공간(3458대)도 시의 요구로 법 기준(3093대)을 넘어 더 조성한 것”이라며 “두 쇼핑몰 개장 후 교통 정체 정도가 심각하면 문제 지점 등을 파악해 진입로 보강 등을 추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