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립 기자 / 지난 1~8월 국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도 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일 국회에 제출한 ‘2016년 10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8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68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2~2015년 1~8월 중 평균 증가치인 30조3000억원의 두 배 이상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1~8월 59조3000억원)도 넘어서는 규모다.

금융권별로 살펴보면 지난 1~8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43조1000억원으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도입, 주택거래 둔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8조5000억원) 보다 증가 규모가 줄었다.

반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른 이전 수요, 상업용부동산 투자 수요 등이 가세해 지난해 같은 기간(10조7000억원)에 비해 증가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어난 25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대출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이 46조6000억원 늘어나면서 전년동기 증가폭(45조8000억원)을 소폭 웃돌았다. 

반면, 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등 비주택담보대출은 21조9000억원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증가폭(13조5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주택담보대출 중에서는 개별주택담보대출이 올 상반기 중 19조7000억원 늘어 지난해 상반기 보다 증가폭(33조7000억원)이 축소된 반면, 집단대출은 11조6000억원 증가해 전년동기 감소(-1조5000억원)에서 증가로 돌아섰다.

한은은 가계대출 급증의 배경으로 저금리 기조에 따른 집단대출 증가,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 증가, 전세난 지속 등에 따른 주거비 비용 상승을 꼽았다.

한은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분양가 자율화 등 주택경기 진작 대책 등에 힘입어 신규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수요가 늘어나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중도금대출 등 집단대출의 취급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분양시장의 호조가 이어지면서 실수요뿐만 아니라, 일부 투자 목적 수요자도 분양시장에 유입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상가 등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대출 증가세에 기여했다”며 “마지막으로 최근 전세난 지속 등에 따른 주거비용 상승이 주택임차 및 생계자금 용도의 가계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한번 취급되면 분양계약 이후 입주까지 상당기간(평균 약 26개월) 순차적으로 실행되는 집단대출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 온 아파트 분양 호조를 감안할 때 당분간 가계대출의 높은 증가세를 주도할 것”이라며 “또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한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지속적이고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