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된 광주 정조국이 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다.
30대 베테랑 공격수 정조국(32·광주)이 2016년 K리그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정조국은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했다. 

정조국은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유효표 109표 중 46표를 받아 오스마르(서울·39표)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상금은 1000만원. 전북 현대 레오나르도는 24표로 3위에 그쳤다. 

지난 2003년 프로에 뛰어든 정조국이 MVP 타이틀을 가져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큰 상과는 연이 없었던 정조국은 20골을 넣어 득점왕을 거머쥔데 이어 최고의 선수로 등극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을 포함하면 3관왕이다. 

우승팀 선수가 아닌 이가 MVP를 가져간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지난 1999년 안정환(부산)과 2010년 김은중(제주), 2013년 김신욱(울산)이 준우승팀 소속으로 상을 받았다. 우승과 준우승이 아닌 팀에서 수상자가 배출된 것은 최초다. 

FC서울에서 뛰던 지난해 단 1골에 그친 정조국은 광주FC 이적 후 완벽하게 부활했다.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득점을 쏟아내더니 K리그 클래식 출범 후 첫 한 시즌 20골 달성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조국은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이런 상을 받으려고 그랬던 것 같다. 축구선수 정조국을 가장 좋아하는 정태하(아들)군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너무 감사드린다. K리그를 대표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 K리그를 많이 사랑해달라”고 말했다. 

서울을 4년 만에 리그 우승으로 이끈 오스마르는 2위에 머물렀다. 주장 역할까지 맡으며, 팀을 정상에 올려놨지만 늦깎이 정조국의 돌풍을 잠재우지 못했다. 

황선홍 감독은 감독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109표 중 70표를 획득해 33표의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을 제쳤다.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은 6표를 얻었다. 

시즌 중반 서울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빠르게 팀을 정비해 역전 우승을 일궈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황 감독은 “후반기에 부임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믿고 따라와준 선수들과 스태프들, 언제나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며 “전임 최용수 감독님께도 고맙게 생각한다. 상을 다 드릴 수는 없고 반만 드리겠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부족하지만 팬들께 기쁨을 주는 축구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사실로 인한 승점 삭감으로 리그 우승컵을 놓친 최 감독은 감독상까지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영플레이어상은 안현범(제주)에게 돌아갔다. 영플레이어 대상자는 만 23세 이하, 국내외 프로 출전햇수 3년 이내, 해당시즌 K리그 전체 경기 중 1/2 이상 출전자,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소속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올해 28경기에 출전해 8골4도움을 기록한 안현범은 총 104표 중 82표를 쓸어 담았다. 

안현범은 “3년 전 형편이 어려워 호텔에서 접시를 닦았다. 그때 ‘나도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더 맛있는 상을 받아 영광스럽다”며 “나처럼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 것 같다”는 수상 소감을 남겨 큰 박수를 받았다.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에는 정조국과 아드리아노(서울)가 이름을 올렸다.

미드필드는 레오나르도와 이재성, 로페즈(이상 전북), 권창훈(수원)이 선정됐고 정운(제주)과 오스마르(서울), 요니치(인천), 고광민(서울)이 4백을 형성했다. 오스마르는 총 100표로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최고의 수문장으로는 권순태(전북)가 뽑혔다. 

2부리그인 챌린지 MVP는 20골로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6 득점왕에 오른 김동찬(대전)이 차지했다. 챌린지 감독상에는 클래식 자동승격 자격을 얻은 대구FC 손현준 감독대행이 선정됐다. 

지난 9월 현금 5000만원과 2000만원 상당의 축구용품을 축구사랑나눔재단에 기부한 이근호(제주)는 사랑나눔상을, 임직원 및 선수단 전원이 100%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한 전남드래곤즈는 사회공헌상을 수상했다.

지난 1992년부터 K리그에서 활약하며, 706경기 출전 기록을 세우고 올해 은퇴를 선언한 김병지 K리그 홍보대사에는 공로패가 주어졌다. 

축구팬이 선정하는 최고의 K리거의 영예는 레오나르도가 차지했다. 레오나르도는 축구팬이 직접 참여하는 아디다스 팬(FAN)타스틱 플레이어 온라인 팬 2차투표에서 전체 45%에 해당하는 4340표를 얻어 조나탄(수원 2950명)을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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