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재결합을 위한 노력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4, 5년째 ‘이야기만’ 하고 있는 걸 알기에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죠. 처음으로 팬들이 (재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 지 팬분들 입장에서 가사를 썼습니다.”
 

H.O.T 리더를 지낸 문희준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데뷔 20주년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H.O.T 재결합을 바라는 팬들의 마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이번 앨범에 신곡 제목을 ‘우리들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로 정한 이유다. 3년10개월만인 지난 12일 0시 공개되는 이 곡은 발라드로 20년 동안 자신을 지켜준 팬들을 위한 노래다. 
 

“20주년을 기념해서 팬들이 지하철에 광고를 해준 적이 있었요. 멤버 5명의 그림자 그림과 함께 팬들이 써주신 문구가 있었어요. 그 카피가 ‘우리들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였죠.”
 

올해 해체를 선언한 후배 아이돌 그룹이 떠오른다고 했다. “그들의 마음을 아니까 더 안타까웠어요. 후배 팀들을 좋아하는 팬들도 이 노래로 위로를 받았으면 해요.”
 

지난 1996년 학원 폭력을 비판한 ‘전사의 후예’로 데뷔한 H.O.T.는 1990년대 후반을 풍미했다. 2001년 해체할 때까지 각종 신드롬을 낳았다. 
 

이 팀과 라이벌이었던 그룹 ‘젝스키스’가 올해 재결성하고 다시 인기를 누리는 등 1세대 아이돌 그룹이 활동을 재개하는 흐름이지만 정작 그 중심에 있던 H.O.T에 대한 재결합은 말만 무성했다. 
 

“올해 20주년을 기념해 에피소드 1, 2, 3, 4 콘서트를 열고 있는데 강타, 토니, 이재원 씨 등이 게스트로 나왔죠. 재결합 이야기는 재원 씨 제대했을 때 나왔으니 벌써 5년이 넘었네요. ‘희망 고문’이라 팬들도 지치실 것 같아요. 근데 뭘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직 없어요. (H.O.T를 발굴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님도 만나 적이 있죠. 거의 재결합 이야기가 다 됐다가 지금은 스톱이 된 상황입니다.”
 

이번 앨범에는 ‘우리들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 외에 전부 기존 곡들이 재수록됐다. 특히 지난 1999년 발매된 H.O.T의 정규 4집 ‘아이 야’에 수록된 ‘8.15’, 2002년 문희준 솔로 2집 ‘라이브 인 레볼루션’에 수록된 ‘미디어’ 등 사회 비판적인 곡들이 눈에 띈다. 
 

문희준은 15년 전 솔로로 전향한 뒤 록을 들고 나왔을 때부터 예견됐던 것이라고 했다. “10대 때도 했던 고민이고 지금도 하는 고민인데 대중가요로 1, 2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록을 선택한 건 대중적인 성공을 포기한 것과 같았어요.”
 

자신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가 아닌 지금 세대도 사회 문제에 대해 노래를 만드는 있다는 걸 알고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여전히 세상은 변하지 않지만 이오늘 노래를 할 필요가 있어요. 저희가 ‘전사의 후예’를 불렀을 때처럼 학원 폭력이 여전하잖아요.”
 

“라디오를 진행하는데 사연을 보면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실의에 빠진 분들이 많더라고요. 모든 국민이 허탈한 심정인데 노래로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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