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주째 5%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명이 모인 촛불집회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추가 수습책을 내놓지 않자 역대 대통령 최저 수준 지지율도 꿈쩍 않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8일 발표한 11월 셋째 주 주간 집계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5%로 지난주와 같았으며 부정평가 역시 90%로 변동이 없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013년 취임 초기 인사 난맥 등을 겪으며 40%선에 머물다가 5월 초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그해 9월 둘째 주 6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대북·외교 이슈가 있을 때는 상승했다가 2014년 세월호 참사나 2015년 연말정산 논란, 메르스 사태 때는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4·13 총선 이후 약 6개월간 29~34% 범위에서 오르내리다가 9월 추석께부터 점진적으로 하락했으며 지난달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매주 최저치를 경신, 11월 첫째 주 5%까지 떨어진 뒤 계속 바닥에 머물러 있다.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율 최저치(이명박 전 대통령만 2012년 1월 이후 실시된 주간 조사 기준 최저치, 나머지 대통령은 분기 내 여러 조사 결과의 중위수 기준)는 ▲이명박 전 대통령 17% ▲노무현 전 대통령 12% ▲김대중 전 대통령 24% ▲김영삼 전 대통령 6% ▲노태우 전 대통령 12% 등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주로 집권 4~5년차에 레임덕(임기말 권력 누수)이 오면서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정치·경제·사회 전반을 강타한 IMF 외환위기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지율보다도 낮다는 점이 국정농단 사태와 박 대통령을 바라보는 민심의 분노를 짐작케 한다.

박 대통령에 대한 세대별 지지율은 60세 이상과 50대가 9%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40대 4%, 20대 1%, 30대 0%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주와 비교해 60세 이상 지지율이 4%포인트 떨어졌지만 50대와 40대 지지율은 각각 3%포인트, 1%포인트씩 올랐다.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 11%, 부산·울산·경남 7%, 대구·경북 5%, 서울 4%, 인천·경기 4%, 광주·전라 0% 등의 순이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은 4%포인트 떨어진 반면 대전·세종·충청과 부산·울산·경남에서 각각 4%포인트, 2%포인트씩 상승했다.

30대와 호남에서 0%의 지지율이 나왔는데 호남의 경우 해당 항목을 빈칸으로 남겨둔 데 따른 것으로 긍정평가한 응답자가 아예 한 명도 없다는 의미다. 30대는 긍정평가한 응답자가 있었지만 소수점 아래를 반올림해 0%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902명)의 이유를 물은 결과 '최순실 및 K스포츠·미르재단'이란 응답이 49%로 절반에 육박했다. 또 ▲국정운영이 원활하지 않다(8%) ▲전반적으로 부족하다(6%) ▲소통 미흡(6%) ▲대통령 자격 상실(4%) ▲정직하지 않다(4%) ▲부정부패(4%) ▲리더십 부족, 책임 회피(3%) ▲독선·독단적(3%) 등이 지적됐다.

긍정평가(47명)의 이유로는 '대북·안보 정책'이란 응답이 13%로 가장 많았으며 ▲열심히 한다, 노력한다(11%) ▲주관·소신이 있다, 여론에 끌려가지 않는다(10%)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지난 15~17일 진행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고 응답률은 24%다. 총 통화 4265명 중 1007명이 응답을 완료했다. 표본추출방식은 휴대전화 임의번호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이다. 응답방식은 전화조사원 인터뷰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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