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등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출발해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정리해고 비정규직법제도 전면폐기를 촉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박창희 기자 / 
비정규직 법·제도를 전면 폐기하라며 ‘오체투지(五體投地)’행진을 진행하던 쌍용자동차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당초 목표했던 청와대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12일 정부서울청사 인근 인도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콜트콜텍·스타케미칼 노동자 등 오체투지를 하는 50여 명과 시민·사회·종교 단체 70여 명은 전날 오후 3시50분께부터 이날 오전 8시 현재까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 320여 명과 16시간 넘게 대치했다.
 

오체투지는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 다섯 부분을 땅에 닿게 절하는 행위다. 행진단은 시청 앞과 청계광장을 거쳐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며 경찰과 대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7일 오전 9시께 구로구 쌍용자동차 구로정비사업소 앞에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법·제도를 전면 폐기하라”며 2차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5일째인 지난 11일 오전 10시께 중구 대한문에서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종로구 청운동 사무소 앞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이날 오후 3시50분께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서울청사 사이 인도에서 경력에 가로막혔다.
 

행진단은 돗자리와 몸에 붙인 핫팩 등으로 추위를 이겨냈다. 시민들이 전해줬다는 담요를 세네겹 겹쳐 덮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근처 식당에서 사왔다는 어묵국을 마시며 추위와 허기를 달래는 노동자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기륭전자분회 소속 윤종희씨가 어깨·허리 통증과 저체온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행진단은 12일 오전 8시5분께 북소리에 맞춰 오체투지를 다시 시작했다. 이동에 진전은 없지만 제자리에서 계속 절을 하고 있다.
 

오체투지 행진단은 길이 열릴 때까지 해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오체투지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득중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답을 들을 때까지 며칠이든 이 자리에서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해산할 때까지 대치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연행된 사람은 없지만 불법적인 부분이 있다면 강제해산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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