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립 기자 /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내년에는 사상 첫 역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폴더블 폰’이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그치는 데 이어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전 글로벌 스마트폰 출고대수는 사상 최대인 14억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년 대비 1% 늘어난 수치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지난해에만 해도 10.4%였으며, 지난 2012년에는 무려 47%에 달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을 2~5%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능상의 변화를 넘어 폴더블 폰과 같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접거나 말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태블릿PC는 물론 웨어러블 기기의 수요까지 대체할 수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폰의 출하비중이 오는 2017년 0.1%에서 2020년 5.4%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내년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노트7의 단종,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지속적인 부진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 분위기 반전이 시급하다.

‘프로젝트 밸리(Project Valley)’라는 이름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폴더블 기술을 개발 중인 삼성전자는 액정 단면이 반으로 접히는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기를 접을 때와 펼 때 반자동 힘을 제공하는 금속체를 포함시킨 폴더블 스마트폰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해 말에는 반으로 접을 수 있고 말아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디자인 콘셉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폴더블 폰과 관련된 디스플레이, 디자인, 다양한 기술 등을 담은 특허를 추가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갤럭시X’라는 라인업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기에 있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당초 상반기로 예측되기도 했지만 갤럭시노트7 발화 여파로 제품의 완성도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폴더블 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패널 업체들은 6세대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신규가동 및 패널 생산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6세대 플렉서블 OLED 라인 1개를 가동 중인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4분기에 플렉서블 생산라인 10개를 가동해 월 15만장을 생산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도 내년 3분기부터 6세대 플렉서블 생산라인 1개 가동을 시작해 7인치 폴더블 패널 월 100만대를 생산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폴더블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3년간 한국 업체가 폴더블 OLED 패널의 독과점 공급구조를 형성할 것”이라며 “폴더블 패널 기판의 주요 소재인 PI(폴리이미드)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도 대부분 한국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에 삼성전자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반으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 폰 출시를 오는 2018년에는 애플, 구글 등 다수의 해외업체들이 폴더블 폰을 신제품 라인업에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 역시 차세대 먹거기로 ‘폴더블’을 주목하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 6월 스마트폰을 구부려 시계처럼 팔목에 감을 수 있는 폴더블 시제품을 공개했다. 레노버 폴더블폰은 대만의 AUO가 패널을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