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예술가의 삶을 그린 작품 두 편이 연말 한국 관객을 찾는다. 에곤 쉴레·폴 세잔·에밀 졸라의 삶을 다룬 이 작품들은 쉽게 다가가기 힘든 위대한 예술가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에곤 쉴레:욕망이 그린 그림’의 디에터 베르더 감독과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의 다니엘르 톰슨 감독은 쉬운 화법으로 그들만의 예술가를 모두의 예술가로 만든다. 베르더 감독은 쉴레와 주변 여인들의 이야기로 톰슨 감독은 세잔과 졸라의 우정을 중심으로 그들의 작품 세계로 들어간다.

◆ 28년 불꽃 같은 삶… ‘에곤 쉴레:욕망이 그린 그림’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 화가 에곤 쉴레의 짧지만 불꽃같았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디에터 베르더 감독은 쉴레가 생전에 사랑했던 세 명의 여인을 중심으로 쉴레의 삶에 다가간다. 영화는 쉴레의 첫 번째 뮤즈였던 동생 게르티 쉴레의 회상으로 시작해, 쉴레의 걸작 ‘죽음과 소녀’의 모델 발리 노이질 등과 함께 쉴레를 그려나간다.
 

‘에곤 쉴레:욕망이 그린 그림’에서 돋보이는 건 쉴레를 연기한 배우 노아 사아베드라다. 영화는 그의 작품보다는 삶에 집중하는데 사아베드라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매력적인 예술가의 모습부터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트라우마로 인해 나약한 영혼을 가진 청년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성공해 호평받았다.
 

내년이면 쉴레 사망 100주기를 맞는 만큼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이 작품을 통해 생전의 에곤 쉴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에곤 쉴레는 20세기 초 유럽을 대표하는 표현주의 화가로 평가받는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내밀한 욕망을 거친 터치로 그려내 당대 시대상을 담아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다받는다. 그러나 그는 작품 세계를 인정받던 지난 1918년 스페인독감으로 사망한다. 109분, 청소년관람불가, 오스트리아, 22일 개봉

◆ 두 친구의 우정과 예술…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
 

‘에곤 쉴레:욕망이 그린 그림’이 화가 쉴레에 집중한 작품이라면,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화가 폴 세잔(1839~1906)과 그의 절친한 벗이었던 작가 에밀 졸라(1840~1902)의 40년 우정을 중심으로 이 관계가 서로의 예술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영화는 소년 세잔과 졸라가 프랑스 남부 소도시에서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되는 모습부터 두 사람이 각자의 예술 세계 구축해가며 거장이 되는 모습을 담았다.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 역시 세잔과 졸라를 맡은 두 배우의 연기가 볼 만한 작품이다. 기욤 갈리엔이 세잔을, 기욤 까네가 에밀 졸라를 연기했다. 갈리엔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하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다. 까네는 국내 팬에게 마리옹 코티야르의 남편으로 더 유명하지만, 연기와 연출 양쪽에서 모두 재능을 인정받은 영화계 스타다. 갈리엔과 까네는 이번 작품에서 격정적인 연기로 두 예술가를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편, 폴 세잔은 ‘근대회화의 아버지’로 불린다. 추상에 가까운 기하학적 형태와 견고한 색채 결합은 고전주의 회화와 당대의 발전된 미술 사이의 연결점을 제시했고 피카소·브라크 같은 입체파 화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밀 졸라는 ‘목로주점’ ‘테레즈 라캉’ 등을 쓴 소설가다. 만년에 드레퓌스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장 ‘나는 고발한다’로 유명하다. 114분, 15세관람가, 프랑스, 오는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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