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기자 / 헌정 사상 첫 ‘정당해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일으켰던 옛 통합진보당 이석기(53) 전 의원에 대해 대법원이 ‘내란음모’혐의 무죄와 함께 징역 9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지하혁명조직(RO·revolution Organization) 회합 참가자들이 내란을 합의했다고 보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RO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22일 내란음모, 내란선동,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 등의 내란음모죄와 관련해선 “국민 기본권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위배되거나 본질이 침해될 수 있어 음모죄 성립 범위는 확대 해석 위험성을 고려해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며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내란음모가 성립하려면 공격대상 등이 설정돼 있고 공통적으로 인식할 정도의 합의는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RO의 실체에 대해서도 “진보당 경기도당의 활동이 RO 지침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RO의 존재는 엄격한 증명에 의해서 판단해야 한다”며 “피고인 주장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다고 해도 피고인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강령, 목적, 지휘통솔체계, 조직보위체계를 갖춘 특별한 조직이 존재하고 130여명이 위 조직의 구성원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옛 진보당 경기도당 일부 구성원들이 지난 2013년 5월10일과 12일 회합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동조하며, 내란을 선동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 등은 실제로 전쟁 발발시 북한에 동조해 물질적, 기술적 방안으로 구체적 장소까지 거론하면서 통신, 철도, 유류 가스 등을 파괴하거나 그 수단으로서의 무기 제조와 탈취, 협조자 포섭 등을 논의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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