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플랫폼·AI’, KT ‘5G’, LG유플러스 ‘사물인터넷’.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가 미래 성장동력 구축 차원에서 이처럼 차별화된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정유년인 새해에는 이같은 각사의 행보가 구체화 될 전망이다. 유무선 이용률이 둔화되면서 전통적인 망 사업으로는 활로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플랫폼’을 신사업 슬로건으로 꾸준히 밀고 나가고 있다.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실패로 끝나면서 미디어 플랫폼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금융 플랫폼, 인공지능 플랫폼 등으로 개념을 확장하는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SK텔레콤의 생활금융 플랫폼 ‘핀크’가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해 SK텔레콤은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핀테크에 공을 들여왔지만 사업자 승인을 못 받아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SK텔레콤의 금융 플랫폼 고민을 풀어줄 주식회사 핀크는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각각 51%, 49% 비율로 출자했으며 자본금은 500억원이다. 이 회사는 SK텔레콤의 모바일 플랫폼 기술력과 빅데이터 분석 역량, 하나금융그룹 관계사의 다양한 금융상품과 금융 노하우를 결합했다. 주요 사업은 모바일 자산관리, 계좌기반 서비스, 개인간대출(P2P) 금융, 핀테크 기업 투자 등이다.

KT는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업계 최초로 차세대 통신기술 ‘5G’를 시범서비스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파트너사인 KT는 올림픽이란 글로벌 이벤트를 기점으로 5G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KT는 그동안 5G 관련 기술특허만 60여 건을 출원·획득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KT는 이같은 특허를 바탕으로 오는 2017년 9월까지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를 위한 최적화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5G 시범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 정선, 강릉을 중심으로 서울 일부 지역까지 꾸려진다. 이어 4~5개월에 걸친 안정화를 거쳐 2018년 2월 9일 5G 시범 서비스가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지난 13일 광화문 KT사옥에서 열린 ‘세계 최초 평창 5G 기자간담회’에서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부사장은 “통신기술은 올림픽을 기점으로 큰 발전을 거듭해왔다. 예정대로 5G 시범서비스 준비를 순조롭게 진행하며 평창동계올림픽을 5G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홈 사물인터넷 사업에서 확고히 업계 1위를 굳히고 법인영업(B2B)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지난해 7월 홈 IoT 서비스를 상용화한 LG유플러스는 올해 가입가구 50만을 거뜬히 돌파했다. 내년에는 100만 가구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법인영업 강화도 LG유플러스만의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일반 무선은 SK텔레콤이, 유선은 KT가 선점한 상황에서 후발주자 LG유플러스가 틈새 시장을 찾는 전략이기도 하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LG그룹 내에서 다수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며, B2B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영향도 있다. 

지난 9월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는 3등이지만 사물인터넷은 이미 1등이고 기업고객 대상의 B2B 사업도 1등을 앞두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 대표시절을 포함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한 경험이 많다. 1등을 하려는 열정이 누구보다 강하다. 사물인터넷과 B2B 분야에서 확실하게 1등을 굳히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공언했다. 

LG유플러스가 케이블방송사 인수전에 언제 뛰어들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권영수 부회장은 통합방송법이 정비되는대로 케이블방송 인수합병전에 뛰어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쟁사 SK텔레콤과 KT도 케이블방송사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놓는 상황이라 내년은 방송통신시장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글로벌 이동통신업계에서는 ‘바보 통신사(덤 파이프·Dumb Pipe)’란 자조섞인 별명이 떠돌고 있다. 부가가치 없이 통신망만 제공하는 파이프 배관에 머물러 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이동통신사업은 소수의 통신사가 내수 시장을 나눠 갖는 구조로 글로벌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통신망 이외에 경쟁력을 찾고 있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기업 AT&T가 콘텐츠 기업 타임워너를 인수하려는 것도 망 사업 이외의 수익모델을 찾으려는 시도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도 이같은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도약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먹거리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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