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마지막 남은 최대어인 황재균(30)의 행선지가 해를 넘겨서도 안갯속이다.

구단별로 새 시즌을 대비한 전력 구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황재균의 거취는 여전히 미궁이다.

지난해 11월 하순 미국으로 건너간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드러내며, 한 차례 쇼케이스를 가졌다.

하지만 이후 빅리그 구단과의 구체적인 접촉 소식은 없다.

예상과 달리 빅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뜸한 가운데 국내 잔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으나 해가 바뀌면서 이 같은 분위기도 소강상태다.

황재균을 붙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던 원소속 구단 롯데 자이언츠와 전력 보강을 위해 관심을 나타냈던 kt 위즈는 지난해 연말 한 차례씩 미팅을 가진 뒤로는 황재균 측의 연락을 기다리고만 있는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황재균을 붙잡기 위해 관심을 보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황재균의 마음을 알 수 없어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만남을 가졌지만 황재균의 마음이 국내잔류로 굳어질 때까지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두 구단 모두 황재균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그의 마음은 빅리그 쪽으로 쏠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재균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처음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던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황재균은 지난 2015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거쳐 빅리그 진출을 노렸으나 단 1개 구단도 응찰하지 않아 자존심에 큰 상처만 입었다.

지난해 장타력을 크게 보강한 황재균은 타격과 수비, 주력을 갖춘 매력적인 선수다. 올 시즌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5 27홈런 167안타 113타점 25도루를 기록했다. 타율과 홈런, 타점 등 거의 전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로부터 1년 뒤 FA 신분을 취득한 황재균은 메이저리그를 다시 노크했다. 구체적인 협상 여부와 관계 없이 미국 현지에서는 황재균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지 언론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전력 보강을 위해서는 황재균을 영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도 황재균이 몸값에 비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라고 호평하며, 영입할 가치가 있는 FA로 꼽았다. 

그러나 황재균의 마음이 빅리그에 쏠려 있다고 한들 조건이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강하다고해도 터무니 없는 헐값에 계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달부터 국내 각 구단들은 본격적인 전지훈련에 돌입하기 때문에 황재균이 그때까지 무적 신세로 남을 경우 전지훈련에 함께 할 수 없다. 

황재균이 국내 잔류를 택할 경우 전지훈련을 함께 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개인이나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황재균이 원 소속 구단이 아닌 새로운 국내 구단에 합류할 경우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국내 FA 계약 기한은 오는 15일까지다. 유명무실한 조항이기는 하지만 어찌됐든 기한내 계약을 마무리 하는 것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좋다. 메이저리그 역시 스토브리그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여유를 보였던 황재균도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롯데는 아직 소속팀을 정하지 못한 이대호(35)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내야수 앤디 번즈를 영입하며, 황재균의 빈자리에 대비하는 듯 한 인상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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