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기자 / 연천군 내 젖소 사육 농장에서 A형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발생한 충북 보은 젖소농장과 전북 정읍 한우농장은 각각 O형으로 확인돼 A형과 O형 구제역이 동시에 창궐한 것이다. 
 

정부는 보은에서 O형 구제역이 확인된 직후 전국 모든 소에 대해 8~12일 동안 일제접종을 실시할 것을 밝혔지만 A형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당혹스런 모습이다. A형과 O형이 같은 기간에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형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10년 1월 경기 포천과 연천에서 소 6마리에 나타난 게 전부다. 나머지는 모두 O형이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소 330만두 중 제외대상(접종 후 4주가 경과하지 않았거나 출하예정 2주 이내인 소)을 뺀 283만두에 백신 공급이 완료됐고 28만두(10%)는 접종이 끝난 상태다. 
 

A형이 발생함에 따라 O+A형 백신접종은 A형 유전자 분석이 나올 때까지 일시 보류하고 O형 백신부터 접종할 예정이다. 
 

다만, 연천 및 역학지역은 시급성을 감안해 유전자 확인 이전에도 O+A형을 긴급 접종한다. 
 

문제는 두 가지 구제역이 퍼진 상태에서 보유하고 있는 백신이 모자란다는 점이다. 현재 방역 당국은 O형 백신 193만두, O+A 백신은 190만두에 맞출 수 있는 양을 확보하고 있다. 철저한 방역을 위해서는 모든 개체에 O+A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물량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선 A형이 발생한 연천 인근의 경기 북부에는 O+A형을 접종하고 이 곳과 200㎞ 이상 떨어진 중·남부 지방에는 O형 백신부터 접종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당국은 지난 8일 백신을 긴급 수입하기 위해 메리얼사(社)에 의뢰를 한 상태다. 그러나 회사가 재고분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수입하려면 일주일은 걸릴 것으로 전망고 있다. 백신을 접종해도 효력을 보려면 일주일은 걸리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확산이 우려된다. 
 

통상 돼지와 소, 두 축종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사례는 드물지만 돼지로의 확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정부가 구제역 경보단계를 최상위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이 여러 시도에 걸쳐 발생한 점 △O형, A형 동시 발생 △낮은 항체 형성률로 확산 위험도 증가 △겨울철 소독여건 악화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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