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회장 "김 전회장 매도나 미화 시기상조"
박용성회장 "김 전회장 매도나 미화 시기상조"
  • 승인 2005.06.23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패한 기업인과 나는 백지 한 장 차이"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22일(현지시간) 김우중 전 대우 회장 문제에 대해 언급, 관심을 끌고 있다.
박 회장은 "실패한 기업인과 나는 백지 한장 차이"라며 "너무 실패한 기업인을 매도할 필요도 미화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제4차 세계상공회의소 총회(WCC)에 참석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중인 박 회장은 이날 더반 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김 전회장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지금 하는 것은 무리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왈가왈부할 게 아니라 사법부의 판단은 사법부에 맡기고, 역사적인 판단은 역사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한 "한국과 중국, 일본이 언어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경제규모에 맞지 않게 뒤처진 대우를 받는다"며 "영어를 잘해야 하며, 지금이라도 국제화와 동떨어진 교육을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WCC총회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인가.
▶영어가 가장 큰 문제다. 사람들은 국제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니까 내가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알고 있는데 의사를 통하는 정도다.

영어는 나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인 것 같다. 영어가 안되니까 국제회의 나오면 뒤로 빠지고 의견개진을 못한다.

우리나라 교육이 국제화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빨리 고쳐야 한다. 조기유학이나 기러기 아빠를 탓할 필요가 없다. 필요하다면 국내에서도 초등학교부터 학교에 외국인 교사 1명씩을 배치해 외국인에 대한 공포감이라도 없애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경제규모에 걸맞는 대우를 받으려면 우리 교육이 언어교육부터 제대로 해야한다. 그렇치 않으면 일본처럼 회비만 많이내고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다.한중일이 세계 총생산(GDP)의 23%가량을 차지하지만 언어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뒤쳐진다. 3국모두 언어문제가 중요하다.

- 김운용 전 IOC위원의 사퇴가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보도가 있는데▶밀약같은 것은 있을수 없다. 내가 (김 위원의) 사퇴과정을 아는데 사실과 다르다. IOC위원이 되고말고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IOC위원은 개인회원이 70명, 선수출신 15명, 국제기구 단체장 15명, 각국 체육회장 15명 등으로 구성한다. IOC회원국이 195개국이어서 개인회원을 한나라에 2명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이유 때문에 앞으로 우리 나라가 개인회원 2명이 되는 것은 이제 쉬운일이 아니다. 이제 국제연맹이나 대한체육회 회장직으로나 가능한 일이다.

- 김우중 전 회장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사법적인 판단은 사법부에 맡기고 역사적인 판단은 역사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지금 우리가 왈가왈부 한다고 평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좀 더 지나야 한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말한 것처럼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으니 선처해야 한다"는 의견과 시민단체들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공존하고 있다. 객관적인 평가를 지금 하는 것은 무리다일단 사법부의 재판을 통해 사법적인 평가가 나올 것이고 우리 경제에 미친 김우중 전 회장의 공과 문제는 역사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 이해당사자가 다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 차분하게 지켜보자.
김우중씨 뿐 아니라 실패한 기업인들은 많다. 30대 그룹가운데 IMF를 거치면서 18개 가량의 그룹이 해체됐다. 김우중 전 회장 1명만 잘하고 나머지는 잘못한 기업인은 아니지 않느냐. 솔직히 나도 판단 한번 잘못하면 실패한 기업인이 된다. 실패한 기업인과 나는 백지 한 장 차이다. 순간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엄청나게 다르다. 평가를 위해서는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너무 실패한 기업인을 매도할 필요도 미화할 필요도 없다.

- 정부가 밝힌대로 규제완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나.
▶규제개혁위원회 말고 총리실이 만든 규제개혁 관련 테스크포스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한다고 공언하고 있어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 특히 3차 산업이 중요한데 교육, 의료, 레저 등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땅이 필요하다. 이런 서비스 산업에 대해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1년 전부터 서비스 산업 육성을 한다고 했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최근 기업들이 국내에서 공장을 짓는 건수가 크게 줄었다. 나도 80년대 이후 공장을 지은지가 까마득하다.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따라서 서비스 산업이 국토개발에 나서야 하는데 규제가 많아서 발목이 잡히고 있다.

-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시장이 해결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 공급을 늘려야 주택문제가 해결된다. 조금 더 넓은 집에서 쾌적하게 살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최소한의 주생활 기준이 25.7평의 공급만을 늘려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

수요가 많은 넓은 평수 주택에 대한 공급이 필요하다. 또 국내 집값 문제도 강남 등 일부 지역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세계 각국도 부동산 값이 많이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신도시 개발보다 강북 개발이 더 중요하다는 일부 청와대 인사의 판단에 공감한다. 특히 강북에 좋은 학교를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25.7평 국민주택 규모의 주택을 늘리는 일이다. 40평대 규모의 주택까지를 모든 국민에게 제공할 수는 없지 않나. 그 부분은 시장의 몫이 될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40평 짜리 아파트 공급한다고 하자. 그러면 그 선에서 끝나겠는가. 60평,70평으로 계속 욕구가 높아질 것이다.

그같은 욕구를 정부가 모두 해결해주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모든 국민이 명문대학에 갈 수 없다. 경쟁을 통해 해결해야지 모든 사람이 다 잘 살 수는 없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