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공화국 휩쓸어버리는 '바다' 쓰나미
도박공화국 휩쓸어버리는 '바다' 쓰나미
  • 승인 2006.08.3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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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바다게이트' 파장 후폭풍

`바다게이트`의 파장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사행성 도박게임장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과연 도박게임장의 확산을 막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노대통령의 최측근, 친조카 노지원씨와 정치권 인사들의 관련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바다게이트 새로운 인물로 등장하면서 이 전총리를 낙마시킨 3.1절 골프파동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바다게이트에 이해찬 전 총리 연루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도박게임장 업주들의 반발도 심각하다. 합법적으로 영업허가를 내줄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사행성 도박게임장이라면서 범죄자로 단속을 한다는 것은 수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이상을 투자한 돈을 포기하라는 말이냐며 조직적으로 움직일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경찰과 `바다이야기`를 비롯해 상품권 등에 문제가 되고 있는 업주간의 보이지 않는 숨박꼭질은 시작됐지만 앞으로 진행될 도박게임산업과의 전쟁에 모든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락실 업주, "돈 뜯어간 공무원 10명씩 안고 자폭"

공무원들이 상납을 받은 대가로 성인오락실의 불법 탈법 영업을 묵인하면서 `도박공화국`을 확대 재생산했다는 비난과 함께 이들의 비리구조를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남지역에서 바다이야기 성인오락실을 운영했던 강모(39)씨가 취재진에게 밝힌 공무원 부패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은 충격적이다. 강씨는 "공무원-업소 유착관계는 업계 관행으로 굳어져 있어서 이 비리구조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는 장사를 할 수 없었다"며 "경찰과 구청 등 공무원들에게 매월 들어간 돈만 1000만원에 달했다"고 털어놨다.
검찰 등 국가기관 홈페이지에도 공무원 비리를 폭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성인오락실 업주라고 밝힌 김모씨는 지난 24일 대 검찰청 게시판에 "우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부를 믿고 사업을 시작한 것밖에 없는데 이제 와서 범죄자로 내모느냐"며 "지금까지 우리 돈을 뜯어간 공무원을 10명씩 안고 자폭해 버리겠다" 는 글을 올렸다.

대통령 조카, 전 총리, 국회의원 등 총체적 연루 의혹

KT부산본부에서 과장으로 일하던 평범한 회사원이던 노 대통령의 조카 노지원씨는 지난 2003년 서울본부로 옮긴 뒤 반년 만에 명예퇴직했고 곧바로 우전시스텍의 영업이사로 스카웃 됐다. 노 씨는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주식 28만주를 주당 920원에 넘겨받고 별도로 스톡옵션 10만주도 챙겼다.
노씨가 입사한 뒤 우전시스텍은 2002년 38억의 적자에서 2003년 8억의 적자로 적자폭을 줄였고 이듬해에는 12억원의 흑자를 냈다. 그러던 중 우전시스텍은 2006년 5월말 바다이야기 판매업체인 지코프라임에 인수됐고 이 회사는 코스닥 우회상장이라는 실적을 거두게 됐다.
노씨는 또 정기주총이 열린 지난 7월 6일까지 우전시스텍의 영업이사직을 유지하다 사임했다. 그런데 노씨가 사임한 날이 검찰이 지코프라임에 대한 압수수색을 발표한 날이라는 점에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물론 노씨는 `구설에 휘말릴 수 있어 스스로 회사를 그만뒀다`고 언론에 밝혔지만, 실제 회사측은 `노씨가 우전시스텍이 지코프라임에 인수된 후에도 이사직 유지를 희망했었다`는 엇갈린 진술을 내놓고 있다.
또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의 친동생이 부산에 있는 성인오락실의 실질적 운영 주체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한나라당 권오을(안동) 의원의 처남인 배모 씨가 안동, 대구, 춘천을 오가며 `바다이야기` 게임장을 운영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권 의원에 대한 사업 관여 개입설이 제기됐다.
이해찬 전 총리도 `바다게이트`와의 연관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게임업과 무관해 상품권 업체로써는 `부적격 판정`을 받았던 (주)삼미가 이 전 총리와 3.1절 골프를 치고 나니 갑자기 `적격 업체`로 돌변했다는 것.
이같은 주장은 한나라당 `권력형 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인 김양수 의원이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문광부와 영등위 "니 탓이오"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파문의 중심에는 문화관광부가 있다. 문화부는 게임산업 규제와 상품권 제도 도입 및 운영 과정에서 온갖 의혹들을 양산해왔다. 영상물등급위원회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상품권 발행업체 등과 연루되면서 `정책실패`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
바다이야기 뇌관에 불을 댕긴 사람은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이었다. 유 전 차관은 "2002년부터 바다이야기 등 신종 릴게임을 허가하지 말 것을 영등위에 수차례 요청하고 사행성이 높은 성인오락기의 위험성을 경고했으나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문화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등위가 사행성 오락을 허용해 전국을 카지노로 만들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주장은 영등위의 반발로 오히려 의혹만 키웠다. 영등위는 2004년 5월10일 문화부가 보낸 공문을 근거 자료로 제시하며 "문화부는 그동안의 주장과는 달리 사행성 규제완화 요구를 꾸준히 해왔다"고 정면 반박하면서 파문은 새 국면으로 전환됐다.
영등위는 "문화부가 성인오락기의 최고배당률을 20배로 제한한 규정을 200배까지 늘리도록 했다"면서 "심지어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게임기에도 상품권을 부착하는 규정을 만들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네트워크 게임물의 연결대수를 60대로 제한하는 규정도 문화부가 삭제를 요청해 문제가 커졌다는 의문도 제기됐다.
영등위는 2004년 10월 등급심사 세부기준 심의를 국무조정실에 요청했으나 반려됐다. 이 과정에서도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논란이 나왔다. 또 2004년 12월7일 바다이야기가 처음 심의를 통과될 당시 영등위와 문화부, 제작업체, 정치권 등이 로비로 연결됐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상품권 발행 유통과정 온갖 로비설

`국민 도박칩`으로 전락한 상품권 발행 및 유통과정도 각종 로비설이 나왔다. 문제는 문화부가 2004년 12월 상품권 인증제를 도입하면서 발행업체 지정권을 민간기관인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넘겨주면서 불거졌다. 연간 100억원 이상 국고를 지원받는 개발원 우종식 원장은 `IT 분야의 노사모`로 불리는 `현정포럼` 멤버로 논란을 빚었다.
상품권 인증제가 지정제로 전환되는 과정도 의문 투성이다. 문화부는 지난해 3월 22개 업체를 상품권 발행업체로 인증했으나 이 중 11개 업체가 허위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3개월 뒤 인증을 모두 취소했다. 7월초 상품권 발행 지정제가 도입되면서 이들 업체 중 일부가 새로운 발행업자로 지정됐다. 이 역시 정치권 등의 청탁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검찰이 19개 경품용 상품권 지정업체 대표들과 상품권 지정 업무를 주관하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을 25일 전격 출국금지하고 소환 수순에 들어갔다.
검찰은 상품권 관련 비리 의혹 수사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를 투입하는 등 바다이야기 사태의 핵심인 상품권 발행을 둘러싼 의혹 규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출금자들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차례로 소환돼 조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작년 7월부터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한 19개사 대표들에 대한 조사가 이번 의혹의 전모를 밝히는 데 꼭 필요하다고 판단, 이날 전격적으로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전날 수사진 230명을 동원해 사상 최대의 압수수색을 펼친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상품권 발행 운영에 직접 관여했거나 지정 과정 전모를 알 수 있을 만한 업체들의 최고 책임자들을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수사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 조사가 예상되는 인사들 가운데 이재웅 다음 커뮤니케이션 회장과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 등 관련업계 대표들이 망라돼 있으며 김용환 안다미로 대표와 이해찬 전 총리와 3.1절 파문을 일으켰던 삼미의 박원양 삼미건설 회장도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상품권 유통 과정에서 조폭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검찰이 면밀히 살피고 부분이다.
국정원 보고서에 따르면 19개 지정업체 가운데 1곳인 H상품권의 경우 유통망을 폭력조직인 전남 영광파 조직원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주관 기관인 게임산업개발원이나 문화관광부 등에 로비를 펼쳤다는 증언과 구체적인 정황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폭 개입하고 업체 지정 당시 청탁전화 쇄도

당시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받으려고 60여개 업체가 뛰어들어 치열한 로비전이 펼쳐졌고 국회의원들과 문화관광부에도 상품권 업체 지정을 원하는 청탁 전화가 쇄도했다는 증언이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인증제가 폐지되고 지정제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허위자료 제출 등으로 인증이 취소됐던 업체 11곳이 무더기로 다시 지정됐다는 점에서 이들이 과연 공정한 심사를 거쳐 발행업체로 지정됐는지 의심을 사고 있다.
작년 3월 게임산업개발원의 인증제 심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딱지 상품권 업체들이 가맹점 숫자, 발행ㆍ상환 실적 등 여러 항목에서 실제보다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여럿 발견된 것은 의혹이 커지는 대목이다.
서울동부지검이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경품용 상품권 회사들에 대한 내사 과정에서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가 업체들을 대신해 게임산업개발원과 문화부에 로비를 벌였으며 일부 업체는 직접 로비활동을 벌였다는 단서를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권 업체 대표들과 별도로 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은 상품권 발행 업무를 총괄 지휘한 위치에 있던 인사여서 각종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검찰 조사가 진작부터 예상돼 왔다.
검찰은 우씨 외에 상품권 업체 지정에 관여한 실무자급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후폭풍 일반인에까지 악영향

`바다이야기`의 후폭풍이 엉뚱하게도 일반인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극장과 대형서점, 음반매장들이 24일부터 경품용 상품권이 아닌 일반 상품권까지 사용 제한 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일반 상품권을 이용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자사 이익만 챙기자는 이기주의적인 발상"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일반 상품권 사용에 제한을 두는 업체는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신나라 레코드 등 대부분 업계 선두권을 유지하는 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는 개인당 1만원에서 5만원까지 상품권 이용 한도를 정했다. 상품권 회사들의 부도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다.
궁지에 몰린 성인게임 오락실과 환전소 업주들이 극장과 매장 등을 상품권 할인장소로 악용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CGV 홍보팀 이상규 팀장은 "상품권 업체들이 환전 창구로 이용하려는 것과 일시에 상품권이 유통되는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충격파는 포털사이트, 온라인게임 등 인터넷 업계에도 미치고 있다. 상품권 결제비율이 10~15%로 비교적 높은 게임업체 넥슨은 취급 중인 상품권을 계속 받을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SK커뮤니케이션즈도 비상 상황을 가정한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이번 사태로 상품권 시장의 질서가 바로잡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형 상품권 발행사의 한 관계자는 "경품용 상품권이 난립하면서 전체 상품권 시장이 혼탁해졌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연스레 옥석이 가려지면 시장도 정상화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강성일 기자 steel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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