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호 기자  / 고양시의 대형 아파트형 공장인 삼송테크노밸리에서 불이 난 것과 관련해 스프링클러와 화재경보기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7일 고양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께 삼송테크노밸리 지하 2층 한약재를 제조하는 한약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이 난 직후 한약방 바로 옆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조 모(38)씨는 심한 유독가스 냄새가 나 밖으로 나가자 이미 불은 겉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었다고 했다.

사무실 내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로 진압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불이 난 지 10여 분이 지났지만 스프링클러나 화재경보기 등은 작동하지 않았다.

조씨는 “문을 닫고 일을 하다가 냄새가 나 밖으로 나가자 불이 나 있는 상태였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피 방송이나 심지어 화재경보기도 울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을 끄려고 했지만 쉽게 잡히지 않아 화재경보기를 직접 누른 뒤에야 작동했다”며 “만약 화재경보기를 작동시키지 못했다면 더 큰 불로 인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 했다”고 덧붙였다.

식당을 운영하는 B(41)씨는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이 알려줘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 1층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최 모(32)씨는 “불이 난 이후 소방차가 출동해서야 화재가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갑자기 불이 났다는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건물 관계자는 “현재 입주민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불은 1시간 여만에 진압됐으나 6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얼굴에 화상을 입고 4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