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창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4번째 검찰 출석이다. 관심을 모았던 포토라인 앞 ‘대국민 메시지’는 이렇다 할 내용이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4분께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 도착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파면된 뒤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조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등의 질문에 일절 답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 뇌물수수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그간 제기되어온 ‘최순실게이트’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했다.
 

특히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뇌물죄 관련 의혹을 집중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걷은 행위를 놓고 검찰은 직권남용·강요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은 뇌물죄를 적용한 뒤 수사를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조사를 통해 직권남용과 뇌물죄 중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순실게이트’ 사안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이날 조사는 늦은 밤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전날 막판까지 질문을 가다듬는 작업을 진행하며 조사에 만전을 기했다. 검찰은 특검팀으로부터 넘겨받은 수사기록을 토대로 중점적인 사안과 질문을 골랐으며, 질문의 숫자만 수백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조사에는 형사8부 한웅재 부장과 특수1부 이원석 부장이 나선다.  
 

한 부장은 사법연수원 28기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부장, 대검찰청 공판송무과장, 대검찰청 형사1과장 등을 역임했다. 특별감찰관실이 고발한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 사기 혐의 사건도 담당하고 있다.
 

이 부장은 현직 특수부 검사 중에서도 손꼽히는 ‘특수통’이다. 사법연수원 27기 출신으로 지난 2005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수사에 참여, 능력을 인정받았다. 대검 반부패부 수사지원과장과 수사지휘과장 등을 역임했다. 2007년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 2012년 김광준 부장검사 비리 의혹 등 굵직한 사건들을 처리했다. 박 전 대통령 조사에서도 이 부장이 주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 관측이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특수1부 검사실인 1001호에서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은 출입문을 등지고 남쪽 창가를 바라보고 앉는다. 맞은편에는 조사를 진행할 담당 부장검사와 검사 2명이 자리했다. 
 

조사 내용에 따라 이원석 부장검사와 한웅재 부장검사가 번갈아 가면서 박 전 대통령 앞에 착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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