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 기자 / 유소연(27·메디힐)이 포피 폰드에 몸을 적시며, 오랜 우승 갈증을 풀었다.

유소연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70만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연장 승부 끝에 미국의 강자 렉시 톰슨(22)을 꺾은 유소연은 지난 2011년 US여자오픈 이후 두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은 이 대회 전통의 세리머니인 18번홀 그린 옆에 있는 호수인 ‘포피 폰드’에 어머니와 캐디 등 지인들과 몸을 던지며,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2014년 8월25일 캐나디언 퍼시픽 여자오픈에서 통산 3승을 달성한 뒤 4승째를 추가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려 953일(2년 7개월 7일)만의 우승이다.

지난 2년여 동안 그 흔한 슬럼프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 대회 전까지 59개 대회 연속 경기 컷 통과 기록을 이어올 정도로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더욱이 최근 5개 대회에서 3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해온 탓에 우승을 못한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평균타수 1위에 우승 없이 시즌 상금랭킹 1위를 질주했다. 30개월 넘게 우승이 없었지만 세계랭킹도 한국 선수중 최고인 3위까지 끌어 올렸다. 매대회 우승 경쟁을 펼칠 선수로
꼽히는 것이 당연했다.

2년이 넘도록 준우승만 7차례 기록했던 유소연은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승리의 기회가 눈앞에 찾아왔고 7전8기 끝에 기회를 잡는데 성공했다.

4벌타를 받는 끔찍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은 톰슨과 다소 부담스러운 연장 승부를 벌였지만 보란 듯이 첫 번째 승부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강심장의 면모를 발휘했다.

유소연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번 대회까지 8개 대회에서 모두 ‘톱7’에 오르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순위도 ‘공동 5위→공동 3위→2위→2위→공동 7위→공동 5위→공동
2위→우승’으로 화려하다.

예사롭지 않은 경기력을 뽐내고 있는 유소연은 올 시즌 초반 LPGA 투어에서 확실한 대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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