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 뒤에서 노사관계 조정, 부실 시공도”
“경남이 뒤에서 노사관계 조정, 부실 시공도”
  • 승인 2010.07.1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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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에 발끈한 건설노동자들, 왜?

경남기업과 건설노동자들간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지부장 김태범) 소속 건설 노동자들은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지난 1일부터 타워크레인 농성에 들어갔다.

지부는 "1일 새벽 4시 조합원 두 명이 경기도 군포시 당동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일은 지부가 파업에 돌입한 지 31일째 되는 날이었다. 지난 8일엔 지부가 경남기업의 부실공사 의혹을 공개해 파장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건설노동자들이 경남기업에 강력 반발하기 시작한 건 지난 5월부터였다. 한 달 내내 교섭이 오간 끝에 전문건설사인 정박건설과 지부는 해법을 찾았고 임금․단체협약 조인식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지부에 따르면 정박건설은 돌연 합의를 파기하며 단협안에 ‘조합원의 공정이 비조합원에 비해 10% 이상 차이가 나면 교체한다’는 문구 삽입을 요구했고, 원청사인 경남기업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고공 농성시위’ 시작

이에 노조는 “명백한 해고조항이며 원청이 노사 교섭에 지배․개입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경기지노위도 사측이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자 조정중지를 선언했다.

그런데 정박건설이 지난달 16일 갑자기 공사를 포기하고, 새로운 전문건설사로 교체됐다. 원청인 경남기업은 곧바로 지부에 “정박건설이 공사를 포기했으니 현장출입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공사는 다른 인력이 투입돼 진행됐다.



지부 노조 관계자는 “전문건설업체가 바뀌어도 고용을 승계하는 것이 상식이다”며 “경남기업이 새로운 인력을 투입해 노노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최소한의 대화조차 불가능해 농성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부는 그 동안 경남기업에 지배․개입 논란에 대한 해명과 정박건설 공사포기 서류 확인 등을 요구했으나 경남기업은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지부는 “여러 정황을 봤을 때 정박건설의 위장포기가 의심된다”면서 “경남기업이 고용을 승계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지노위는 노사에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 ▲임금 기능공 13만원․팀반장 16만원 ▲불법도급 근절 ▲40일 넘는 유보임금 축소 등을 조정안으로 제시했다.

두 명의 건설노동자가 타워시위를 시작한 다음날인 2일엔 500여명의 건축 노동자들이 서울 답십리 경남기업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김태범 지부장은 “경남기업이 리모컨 역할을 해 뒤에서 조종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정박건설 이후 새로 들어온 하청업체도 ‘우리 마음대로 어떻게 하냐’며 노조와의 대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호중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32일차에 이르렀다”면서 “경남기업은 안산에 이어 (군포에서) 두 번째로 건설노동자와 투쟁을 벌이고 있다. 건설노동자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엄호 속 공사 진행”

한편 지부는 지난 8일 군포시청 브리핑룸에서 경남기업의 부실시공 의혹을 고발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경남기업의 건설 현장에서 녹슨 철근 콘크리트 시설이 발견된다는 것.

김 지부장은 “철근조립 공사가 마무리된 4월 중순 이후 2-3개월이 넘도록 방치된 녹슨 철근의 녹을 제거하지 않고 7월 6일 콘크리트를 타설한 것은 대놓고 부실공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경남기업을 규탄했다.

철근의 녹을 제거하지 않고 타설할 경우 부착력이 떨어지고 그 사이에 공간이 생겨 철근의 부식을 더욱 가속화 시킨다는 게 지부측의 설명이다. 국토해양부가 고지한 ‘콘크리트 표준시방서’(2009)에 따르면 철근에 녹이 발생했을 경우엔 반드시 녹을 제거한 후 시공해야 한다.



이태진 건설노조 조합원은 “경남의 경우 올 3월 광주 탄벌 경남아너스빌 현장에서도 녹슨 철근을 방치해 부실공사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며 상습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또 “겉으로 드러난 철근보다 더 심각한 것은 조립된 거푸집 안에 있는 철근이다. 철근을 조립한 후 장기간 경과하면 조립검사를 하도록 돼 있는데 거푸집 안 철근은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경찰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 조합원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불법행위를 묵인하고 있는 경찰이 매일 백여 명이 넘는 경찰을 동원해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다”며 “부실시공을 우려한 조합원들이 콘크리트 타설을 반대했는데도 경찰이 엄호해 공사가 진행됐다. 경찰이 부실시공을 도운 셈”이라고 경찰의 행태를 겨냥했다.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경남기업과 건설노동자들간 충돌은 ‘부실시공 의혹’과 경찰의 엄호행태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더욱 깊은 늪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 사이에도 ‘경남기업의 지배개입과 대체인력 투입’에 항의하는 두 노동자의 위태한 고공농성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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