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은 100대 부자인데, 직원 월급이 560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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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0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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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지부 1200일 넘긴 투쟁과 시민사회 동조단식 현장

수년간 계속돼온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의 투쟁이 가속화 되고 있다.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1200일 넘게 투쟁하고 있는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지부가 조속한 사태의 해결을 위한 위원장 삭발 단식에 이어 시민사회의 ‘릴레이 1일 단식 농성’까지 가세하면서 한층 탄력을 얻고 있다.
재능지부 조합원들은 2007년 12월부터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노조 탄압 중단, 단체교섭 실시, 해고자 복직 등을 주장해왔다. 이밖에도 특수고용 노동자로서, 임금, 퇴직금, 연장 휴일수당, 업무상 재해보상 등의 처우개선을 요구해 왔지만 사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목숨 걸고 투쟁”

재능교육 사태는 회사와 노조가 2007년 5월, 1년여의 교섭 끝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사측은 소속 재능교사들을 고용계약이 아닌 위탁계약으로 채용해 왔다. 법적으로는 노동자가 아닌 특수고용 노동자 지위에 있어 임금, 퇴직금, 연장 및 휴일수당, 업무상 재해보상 등 노동권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퀵서비스, 방송작가, 애니메이터, 대리운전, 덤프트럭운전기사, 병원간병인, 철도유통매점노동자, 화물트럭운전기사, 텔레마케터 등이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다.
교사들은 일종의 성과급인 수수료가 삭감되면서 2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사실상 임금이 삭감됐다. 현재 교사들과 사측 간에는 업무방해금지가처분, 급여통장 가압류, 3억여 원의 손해배상소송, 조합원 구속, 지부장 해고 등 일련의 사건들이 진행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재능지부는 2007년 12월 21일부터 서울 혜화동 본사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투쟁은 어느덧 1200일을 훌쩍 넘겼다. 재능지부는 이제 목숨을 내놓는 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들의 선언에 많은 사람들이 시청사옥 앞으로 모여들었다. 지난달 12일 재능지부와 함께 하루 동조단식을 하겠다는 70여 명의 사람들을 시작으로 재능교육 사옥 앞에서 24시간 단식에 들어갔다.



단식단은 “이번만큼은 재능교육의 악랄한 ‘노동조합탄압 10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고자하는 강한 의지와 분노로 동조단식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3월 25일,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진행된 ‘재능지부 투쟁승리를 위한 해고노동자 결의대회’에서 유명자 지부장 등 5명이 삭발을 하고 단식에 들어갔다. 유명자 지부장은 4월 18일 응급후송 되기도 했다.
동조단식단 단장을 맡은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은 “1200일이 넘는 투쟁과 지부장의 한 달 가까운 단식투쟁, 그리고 동조단식에 돌입하는 우리의 목적은 사문화된 단체협약을 다시 손에 쥐어들고 해고된 조합원들과 함께 일터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수영 재능교육지부 사무국장은 “지부장은 단지 회사에게 보여주려고 한 달 가까이 단식을 한 게 아니다”며 “재능자본을 노동자의 이름으로 끝장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노동자와 시민이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단식에 돌입한 것”이라고 얘기했다.
4개월째 재능교육지부와 연대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이택호 발레오지회 지회장은 “서울 한복판에서, 이렇게 투쟁하는 재능교육 선생님들이 없었다면 세상이 얼마나 삭막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세상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 우리가 투쟁을 해야 하는 목적이며,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더욱더 연대의 힘으로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당 조영권 대변인은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학습지 교사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현실에 있다. 학습지 교사는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닌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돼 노동법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전제하고 “노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습지 교사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재능교육 사측에 “더는 대화를 외면하지 말고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해고자 복직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대변인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부당 해고, 각종 고소·고발, 용역을 동원해 성추행까지 서슴지 않는 자신의 만행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학습지노조 홈페이지와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동조단식을 알려나가며 사람들의 참여를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도심 곳곳 ‘도깨비 투쟁’도

재능지부는 노조 활동 과정에서 해고된 조합원의 복직과 노조 인정, 단체협약 원상회복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노동자’가 아닌 ‘소사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의 학습지 교사들에게 법과 공권력을 등에 업은 사측과의 싸움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그사이 투쟁은 1200일을 훌쩍 넘겼고, 본사 앞과 인근 혜화동 로터리에서 진행되던 집회는 서울광장의 재능교육 사옥 앞 노숙농성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9일 사옥 앞에서 단식농성에 참가한 퀵서비스노동조합 김현 교육선전국장은 “재능교육은 그동안 노조 집행부에 대한 가압류, 가압류를 미끼로 한 협박, 수수료 제도 개악, 단체협약 해지, 조합원 해고 등 기업이 노동자에게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악랄한 방법을 동원했다”며 “노조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라는 소박한 소망이 한국 사회에서 그렇게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욕심인가”라고 한탄했다. 
그는 “재능교육은 문제해결 의지는 보이지 않은 채 조합원 전원해고와 살림살이 압류경매, 손해배상소송 등 노동조합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인권을 철저히 짓밟고 가족관계까지 파탄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재능교육 박성훈 회장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재능교육이 악덕자본의 표상이 되고 있다. 유령회원 관리와 회비대납 등 어이없는 노동조건으로 인해 한 달 꼬박 일하는 노동자가 월급으로 560원을 받는 경우까지 있는 현실”이라며 “이 와중에 본인은 100대 주식부자로 떵떵거리고 있다. 이제는 정말 싸움을 끝낼 때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또 “사측은 노동조건 악화와 부실경영으로 인한 회원 감소의 책임을 선생님들에게 전가 시키고 있다. 그만 둔 선생님들은 매달 수십만 원의 유령회원 회비대납으로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이런 상황에서 유명자 지부장은 재능지부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단식투쟁을 하다 결국 병원으로 실려갔다”며 “재능교육지부의 ‘단체협약 원상회복, 해고자 전원복직’ 요구를 반드시 관철시키기 위해 여성노동자로서 삭발 단식까지 불사하며 투쟁하고 있는 재능지부 조합원들의 뜻에 적극 공감해 동조단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재능교육 투쟁은 특수고용직이라는 해괴방측한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노동3권을 말살당한 채, 유령노동자로 살아가야 했던 우리사회 특수고용노동자를 대신한 투쟁”이라며 “재능 노동자들의 투쟁 승리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릴레이 단식 농성은 재능교육 사옥뿐 아니라 각 사업장과 현장에서도 자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영풍문고 입구 앞에서 ‘도깨비 투쟁’에 나선 조헌정 목사(향린교회, 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장)는 “악덕기업 재능교육 불매운동에 학부모들이 나서고 입사 거부 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재능투쟁 승리를 염원하는 연대 단체, 시민들의 릴레이단식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렇게 까지 연대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재능교육의 상황이 쉽게 받아들여지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사상 최악의 노조 탄압에 조합원은 100명 이하로 줄었다. 길고긴 투쟁에 남은 조합원들도 지쳐가고 있다”며 “이제 이들이 일터로 돌아가 동료들과 함께 하기를 염원하며 농성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학부모 불매운동까지

한편 재능교육 불매운동도 확산될 전망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노동자회,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여성단체 및 진보정당 여성위원회 등 여성시민단체들은 ‘재능교육 불매’를 선포한 상태다.
심재옥 진보신당 여성위원장은 “6살 된 아이의 엄마로서, 노사 관계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기업의 수준과 거기서 만들어 내는 교육의 수준을 알 만하다”면서 “재능의 노조 탄압은 결국 제 살 깎아먹기이며, 미래에 족쇄를 채운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교육기업인 재능교육에게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맡길 수 없다”며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반여성적인 노조탄압을 비난하며 재능교육 퇴출을 주장했다. 특히 재능 교육을 비롯한 KEC 여성조합원들의 투쟁 역시 여성 노동조건의 열악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학부모단체들은 “재능교육의 노조 혐오증은 도를 넘어섰다. 여성조합원들에 비해 몇 배나 많은 남성 용역깡패를 동원해 폭력과 성추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등 반교육적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불매운동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기업이 어찌 이런 반교육적, 반여성적 만행을 저지를 수 있는가”라며 “지금 당장 학습지노조와 성실한 교섭에 임하지 않는다면 전국의 학부모 교육단체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노동, 반여성, 반교육기업인 재능교육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능지부 투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향후 사측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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