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99%에 해당하는 사람들, 햇볕 들어오는 뚜껑 닫힌 것”
“한,미 FTA 99%에 해당하는 사람들, 햇볕 들어오는 뚜껑 닫힌 것”
  • 승인 2011.10.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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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진단 연속인터뷰> ‘통상법 전문가’ 송기호 변호사-1

2006년부터 FTA 문제점 알리는 데 몰두 “FTA 비준 막아야”
“다수 희생 딛고 소수 자동차회사만 살려주는 게 과연 바람직?”
“영리병원 도입 불가피… 국민건강보험 체계 근간 흔들 수도”
“한,EU FTA 100일 지나, 정말 경제 좋아졌는지 분석 선행돼야”







한국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보안법 사범 증가, 노동 탄압, 생태 환경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사회적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신공안정국’에서 파생된 숱한 문제들이 여전히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클리서울>은 2007년부터 국가보안법, 남북관계, 노동과 인권, 생태와 환경, 교육 등의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와 관련 각계 인사들과 연속으로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그동안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 ‘야생초 편지’의 황대권 씨, 재야인사 김낙중 선생, 이소선 여사,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김상봉 전남대 교수,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송환’의 김동원 감독, 김세균 서울대 교수, 강기갑 민노당 대표,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 정세현 이종석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우종 덕성여대 명예교수, 홍윤기 동국대 교수, ‘민족일보’ 조용준 선생, 박원순 변호사, 장석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정지영 영화감독, 이상돈 중앙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이해영 한신대 교수,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이성백 서울시립대 교수, 고은 시인,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 박창근 관동대 교수, 배우 최종원 문성근 권해효 씨, 김용택 시인, ‘천성산 지킴이’ 지율스님, 박인배 한국민족극운동협회 이사장, 강정구 동국대 교수,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박재동 화백, 문정인 연세대 교수,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손혁재 한국NGO학회 회장,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박경석 장애인철폐연대 대표, 가수 안치환 씨,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종주 박사, 김정헌 공주대 명예교수, 이근행 전 MBC노조 위원장,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문재인 변호사,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 김태동 성균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이진석 서울의대 교수,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이호철 작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유홍준 교수, 강남훈 교수노조 위원장,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 조기숙 교수,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공유정옥 산업의학전문의, 정연주 전 KBS 사장,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 등 210여 명의 사회 각계 인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이번호에는 FTA 등 통상법 관련 전문가 송기호 변호사와 만남의 시간을 마련했다.

현재 국회 비준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에 대해 송기호 변호사는 한국의 핵심 요구사항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는 지적을 줄곧 제기해 왔다. 송 변호사는 2002년 한·중 마늘 교역협정부터 본격적인 통상변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래 2006년부터는 한·미 FTA의 문제점을 파헤쳐 알리는 데 몰두했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10월 내 국회 비준을 공언했지만, 송 변호사는 일차적으로 비준을 막아야 하고 비준된 후에라도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한·미 FTA 끝장토론’을 통해 비준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그는 “이행법안에는 한·미 FTA에서 정한 관세인하를 미국에서 이행하기 위한 규정이 대표적으로 들어있다”며 “이 이행법률에 근거해서 미국이 앞으로 한·미 FTA를 이행할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은 미국 행정부가 임의로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한·미 FTA는 한국에서는 국회를 통과하면 법률이 되지만, 미국에서는 미국법 하위에 놓이기 때문에 이런 불균형을 한국 국회가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변호사는 “(미국 이행법안에) ‘미국 법률에 위반되는 한·미 FTA 조항은 무효다’, ‘미국 정부에 대해서 한·미 FTA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 법원에 제소할 수 없다’, 이런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미국 국내법적으로 한·미 FTA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FTA로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의 이익이 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한국에 유리하다는 정부의 설명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자동차 관계회사만 중심이 되는 사회는 아니다”며 “다수의 희생을 딛고 소수 자동차회사만 살려주는 것이 과연 우리 국민경제에 바람직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다음은 송기호 변호사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협정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나.
▲ 선결조건이 맞지 않다. 쇠고기 수입 재개, 자동차 배기가스 관련 세율 조정, 스크린쿼터 축소, 의약품 가격 규제 정책 완화 등 4가지 조건이 있다. 우리와 협상을 하려면 이것들에 대한 우리 요구부터 먼저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부터 이미 대등한 협상이 안 되고 있다.
통상관료들은 협상 타결 자체가 성공적이라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FTA로 피해를 보는 사회계층과의 소통이나 합의는 없었다. 결국 통상관료의 일방적인 독주, 대통령의 통상독재에서 협의가 된 것이다.
FTA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지향하느냐, 다음 세대에게 어떤 사회를 물려주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건이다. 그런데 이것을 미국의 이익이 곧 한국의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통상관료들이 결정해버리고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는 무기력하게 지켜보기만 했다.

- 이번 협정을 통해 우리가 얻는 부분은 무엇인가.
▲ 자동차 업종, 자동차 부품 업종, 전자 업종 등에서 유리하다. 관세를 일부 철폐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가치라면 얻은 게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문제는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느냐다.
한·미 FTA는 우리 사회에서 경쟁력을 이미 갖고 있는 쪽의 숨통을 더 트이게 해준다는 것 아닌가. 반대로 산업화 과정에서 약자였던 사람들, 요즘 말하는 ‘99%’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겐 햇볕이 들어오는 뚜껑이 닫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는 얘기도 있는데.
▲ 1차적으로 우리 농업이라든지 중소상공인 관련한 보호를 할 수 없는 과정에서 우리의 일자리도 감소될 것이다. 그리고 과연 자동차나 자동차부품 쪽에서 늘어날 수 있는 일자리라는 게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 점은 우리들이 좀 더 심층적으로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한EU FTA 100일 지나서 과연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 좀 따져보고, 지금 국제경제위기가 돌아가는지 충분히 따져보고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는.
▲ 보건의료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 영리병원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협정 부속서에 들어가 있다. 약값 결정 시스템도 민영화 했다. 지금은 제약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값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면 정부가 재심을 하도록 돼 있는데, 협정에는 독립적인 민간기구가 하도록 돼 있다.
한국 공무원은 이 기구에 참여할 수 없다. 약값 결정에서 공공성을 배제한 것이다. 현행 협정에서는 이 기관이 검토결과를 심사평가원에 전달하고 재심은 심사평가원이 하도록 했다. 그런데 심사평가원의 재심 결과에 대해 미국 제약사는 한국 정부를 국제중재 절차에 회부할 수 있다. 민간보험에 대한 규제도 굉장히 위축됐다. 앞으로 보건의료 분야가 대자본의 돈벌이 수단이 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란 얘기다.

- 자동차나 전자 등 제조업분야에서는 상당히 이득을 볼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반적인 우리 경제의 성장을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도 있는데. 
▲ 모든 걸 다 챙기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 사회가 자동차, 자동차 부품 관련 분들만 살아가는 사회도 아니다. 한EU FTA 발효되고 100일이 지났는데, 정말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정말 자동차 수출이 늘어서 경제가 좋아졌는지도 봐야한다.
지금 미국이 90년대 소득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하고 있고 또 월가시위도 일어나고 있지 않는가. 이런 국제적인 경제위기에 자칫하면 한?미 FTA를 통해 우리만 관세를 극단적으로 낮출 수도 있다. 그러면 국제경제의 위기 속에서 오히려 한국이 더 취약해지고 무역흑자는 줄어들 것이다. 그런 점을 우리는 전체적으로 다 분석해야 한다. 자동차나 자동차부품 회사를 살리려고 우리가 국가 전체에 이런 제도를 운영할 수는 없는 것이다.

- 협정 안에선 한?미 양국 간의 법 문제가 충돌하고 있다는데.
▲ 미국은 사회제도를 법령 개정을 거의 하지 않고 관세율 수치를 조정하는 정도에 그친다. 반대로 우리는 사회·경제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게다가 그 개정이란, 미국이건 한국이건 이미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과 대자본에 대한 정당한 공공적 개입을 위축시키거나 무력화시키는 방향으로의 개정이다. 결국 미국은 제도를 안 바꾼다, 우리만 바꾼다, 그리고 그 방향도 한국과 미국의 강자를 위한 제도적 변경이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안을 보면 이행법에서 특별히 규정한 경우 이외에는 어떠한 미국법도 개정되지 않았다. 한·미 FTA가 미국법과 충돌하는 경우에는 효력이 없고, 주의 법률이나 규정이 한·미 FTA에 위반되더라도 그 적용을 무효로 할 수 없다고 나온다.
반면 한국에서 한·미 FTA는 헌법 제6조 1항이 규정하는 조약으로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새로 만들어진 법률의 효력이 우선하므로 한·미 FTA에 위배되는 이전의 법률이나 명령은 개정해야 한다. <위의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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