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룡포야 회룡포야, 왜 이리 야위어만 가느냐?
회룡포야 회룡포야, 왜 이리 야위어만 가느냐?
  • 정수근
  • 승인 2017.09.1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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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에서 보내온 편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2017년 회룡포. 지난 9월 6일 오른 회룡포 전망대에서 바라본 회룡포는 정말이지 눈물겨운 모습이었습니다. 모래톱은 줄어들고 풀이 돋아난 모습이 마치 앙상한 뻐면 남은 몰골에 여기저지 저승꽃이 돋은 돌아가신 우리 백부님 임종 직전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풀 돋아나고 모래톱은 사라지고

‘1박2일’ 출연으로 유명해진 경북 예천군의 보물이자 제16호인 국가명승지인 회룡포가 점점 야위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9월 6일 회룡포 전망대에서 바라본 회룡포는 정말이지 눈물겨운 모습이었습니다. 모래톱은 줄어들고 풀이 돋아난 모습이 마치 앙상한 뼈만 남은 몰골에 여기저기 저승꽃이 돋은 채 얼마 전 돌아가신 우리 백부님 임종 직전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그러나 회룡포는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이런 몰골은 아니었습니다. 모래톱도 희고 깨끗해서 맨발로 백사장을 걷기에도 아주 좋았고, 그 모래톱을 통과해 올라오는 강물은 맑고 시원했습니다.

감입곡류와 사행하천의 원형을 그대로 보여주는 회룡포는 그 지리학적인 가치와 경관적 가치 그리고 생태적 가치가 함께 어우러져 빚어낸 걸작으로 국가명승지로 등재돼 국가의 보호를 받을 필요가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 2008년 겨울의 회룡포. 티끌 하나 없는 듯한 깨끗한 풍광입니다. 특히 모래톱이 넓고 깊고 맑습니다. ⓒ 박용훈

 

그런 회룡포에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경부텁니다. 2009년 착공된 4대강 사업 영주댐 공사의 여파가 맨 하류인 회룡포까지 미치기 시작한 것이지요.

내성천의 중상류에 영주댐이 들어섰고, 맨 하류인 삼강유역에서 금천을 만나고, 낙동강을 만나 비로소 큰 물길이 형성이 되는데, 그 삼강의 10여 킬로미터 상류에 회룡포가 펼쳐진 것입니다.

그래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낙동강의 심각한 준설공사로 내성천의 하류 모래가 낙동강으로 엄청나게 쓸려 내려가 버렸습니다. 내성천 중상류에 영주댐 공사가 강행됐는데 그 여파로 모래가 상류로부터 흘러내려오지 않자 내성천 모래톱에 심각한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 깨끗하던 백사장은 2014년부터 풀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치 백옥 같은 백사장에 푸른빛 수염이 돋아난 것 같습니다. 이때부터 모래톱이 줄고 풀이 돋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즉, 부드러운 모래는 다 쓸려 내려가고 그 아래 딱딱한 모래층이 드러나고 그 위를 풀씨가 안착함으로써 풀들이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회룡포 백사장은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모래가 많이 쓸려 내려가 모래톱에 층이 생겨버렸지요. 둘째, 물가에서 풀들이 들어와 회룡포를 완전히 이질적인 모습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셋째, 부드러운 모래는 사라지고 거칠고 딱딱한 모래톱이 드러나 앞으로 장갑화(바닥이 딱딱해지는 현상), 육상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엔 풀들을 넘어 버드나무들이 모래톱을 점령하게 되는, 마치 습지의 모습을 한 회룡포로 바뀌어 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마저 앞서게 됩니다.

 

▲ 2015년 회룡포 최악의 회룡포 모습입니다. 풀이 백사장의 1/3을 장악했습니다. 경관미는 거의 사라져버렸습니다.

회룡포의 비극 영주댐, 원점서 재검토해야

회룡포의 비극은 4대강사업의 결과입니다. 대국민 사기극인 4대강사업이 강행되지 않았다면, 아니 적어도 천하에 쓸모없는 사업인 영주댐 공사만은 막을 수 있었다면 회룡포의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영주댐도 낙동강 수질개선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댐이 아니기 때문에 이대로 댐을 가동하는 것은 불의와 부정의를 용인하는 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애초에 계획한 대로 되지 않고 그 때문에 다른 문제마저 불거져 나온다면 원래 계획은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 영주댐과 영주호. 녹조라떼 배양소 영주호의 모습입니다. 이런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것일까요?

문제의 사업인 영주댐의 주목적은 알려진 대로 '낙동강 수질 개선'입니다. 그 편익이 90% 이상 됩니다. 나머지 10% 편익이 홍수예방, 용수공급으로 나뉩니다. 즉, 10%는 가져다 붙인 명목상 목적이고 낙동강의 수질개선이 주목적인 댐이란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영주댐으로 낙동강의 수질개선이 가능하냐'는 것입니다. 지난해와 올해 여름 영주댐은 녹색 호수로 급변해 버렸습니다. 심각한 녹조현상이 생긴 것이지요. 1급수 내성천 물이 5급수의 똥물이 강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듯, 하천의 최상류도 아니고 중상류에다 댐을 지어놓으니 각종 오염원들이 댐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모래강일지라도 모래가 흐르지 않자 강은 썩어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 ‘다이너마이트가 아니라면 망치로라도 댐을 해체하라!’ 댐 해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습니다.

 

영주댐의 목적은 틀렸습니다. '녹조라떼' 영주댐 물로는 '녹조라떼'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 또한 말합니다.

"영주댐 문제는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성천 생태계도 망가진다. 내성천이 망가지면 4대강 재자연화도 요원하다. 낙동강으로 맑은 물과 모래의 50% 이상을 가져다주는 것이 내성천이다. 또한 국가명승지 회룡포도 영주댐으로 인해 심각히 교란당할 것이 뻔하다. 그러니 영주댐의 주목적이 틀렸다면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것이 옳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그렇습니다. 더 늦기 전에, 그리고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선택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영주댐 문제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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