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분양시장도 덮쳤다. 지난달 분양을 계획했던 단지의 절반가량만이 실적을 올렸다.

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30일 조사된 2월 분양예정단지는 31개 단지, 총 1만9763세대, 일반분양 1만6014세대다. 이 중 2월에 실제 분양(모집공고 기준)이 이루어진 단지는 15개 단지, 총 1만558세대, 일반분양 7812세대로 집계됐다.

단지 수로는 절반 이상이, 세대규모로는 48.58%가, 일반분양 물량으로는 51.22%가 줄어들었다.

비교적 부동산 시장이 달궈져 있는 수도권에서도 분양은 연기됐다.

지난달 분양을 계획했으나 실제로 옮겨지지 않은 사업장은 경기 성남 고등 자이(GS건설), 경기 안양 신원 아침도시(신원종합개발), 경기 운정 호수공원 테라스 더리브(이테크건설),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현대건설), 인천 이안 논현 오션파크(대우산업개발) 등이다.

수도권에 분양 예정이었으나 시기를 미룬 한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과 더불어 인허가 문제가 있어 일정이 변경된 것으로 안다”며 “3월에 할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상황을 봐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교적 인기가 높은 1000세대 이상 대규모 단지의 분양도 미뤄졌다.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와 전남 한양 수자인 디에스티지는 각각 1205세대, 1252세대의 대단지다.

지난달 분양 계획을 취소한 사례는 지방이 더 많았다.

부산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 전북 군산 금호 어울림, 대구 반월당역 서한포레스트, 광주 문흥동 주상복합, 전남 영광 마읍리 지역주택조합, 전남 한양 수자인 디에스티지, 대구 다사역 금호 어울림, 충남 계룡 푸르지오 더퍼스트, 광주 힐스테이트 첨단, 전남 순천 선평리 2차 금호 어울림 등 10곳이었다.

한 지방 전문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다”며 “대구는 아예 초토화가 된 상태로 대면 영업이 불가능하다보니 분양 시기 자체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의 경우 견본주택의 개관 여부의 차이가 크다”며 “견본주택을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게 추세인데,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온라인으로 견본주택을 보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더욱이 서울이나 수도권은 견본주택을 보지 않고도 청약을 할 만한 현장이 많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현재 3월에 분양이 예정돼 있는 곳들 중에서도 4, 5월로 미뤄질 현장들이 많다. 시행사들도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며 분양 시기를 가늠할 것 같다”며 “메르스도 2~3개월 여파가 갔는데, 메르스 때보다 심각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직방에 따르면 이달에는 44개 단지, 총 3만3433세대 중 2만7689세대가 일반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총 세대수는 1만2154세대(57%), 일반분양은 1만3466세대(95%) 증가한 수치다.

전국에서 공급하는 3만3433세대 중 1만2702세대가 수도권에서 분양 준비 중이며, 경기도가 6706세대로 가장 많은 물량이 예정돼 있다. 지방에서는 2만731세대의 분양이 계획돼 있으며, 경상남도가 3234세대로 가장 많은 공급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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