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동계스포츠 선수들을 불러 모았는데, 밥상이 영 별로다.
2022년 동계올림픽을 개최 중인 중국 베이징이 음식 문제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대회가 막을 올린지 5일이 지났지만 식사가 부실하다는 지적은 선수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의 첫 번째 동계올림픽이 될 이번 대회는 전염병 확산 방지차 폐쇄 루프 시스템 속 진행된다. 베이징에서는 빙상, 옌칭에서는 썰매, 장자커우에서는 스키가 주 종목이다.
선수들은 종목에 따라 각 도시의 선수촌에서 주로 숙박과 끼니를 해결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선수촌 식당은 다양한 메뉴가 마련됐지만 입맛을 사로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특유의 향 탓인지 호평을 받았던 평창동계올림픽과 같은 인기를 구가하지 못하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김민선(의정부시청)은 “딱 하루 선수촌 식당에서 음식을 먹었는데, 선수들이 하나같이 다음부터는 못 먹겠다고 하더라. 되도록 안 가고 싶다”고 소개했다.
대한체육회가 마련한 급식지원센터는 선수단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대한체육회는 베이징 선수촌 인근 호텔에 별도 센터를 마련,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는 것으로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돕고 있다.
조리를 위해 진천선수촌 영양사 등 총 14명이 현지로 파견됐다. 베이징을 주무대로 하던 대한체육회의 도시락 제공은 최근 옌칭, 장자커우로 범위를 확장해 다양한 선수들에게 혜택을 제공 중이다.
지난해 도쿄하계대회 때 이어 또 다시 등장한 한국의 도시락 제공 문화를 비꼬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있었지만, 베이징 대회 음식 이슈는 한국에 국한하지 않는다.
그래도 밖에 있는 선수들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 대상자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 호텔에서 생활했던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바이애슬론 선수 발레리아 바스네초바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음식이 너무 부실해서 몸무게가 줄고 다크서클이 생겼다”고 적었다. 바스네초바가 업로드한 질 낮은 음식 사진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음식 뿐 아니라 충분한 운동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좁은 공간도 문제다.
회복 후 경기 출전을 위해서는 컨디션을 유지하는게 중요한데, 그럴만한 최소한의 시설 조차 없다는 것이 선수들의 불만이다.
AP통신은 “음식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먹기도 힘들다. 트레이닝 장비 역시 없다”면서 격리 선수들을 대변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국의 불만이 접수되자 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IOC는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조속히 상황을 풀어낼 것이다. 인터넷 연결 문제와 방 크기, 음식의 개선 등을 알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