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엠폭스 확진자 수가 3명 늘어 총 34명이 됐다. 확진자 대다수가 익명의 사람과 밀접접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선제적으로 엠폭스 백신 접종을 하는 ‘포위접종’ 도입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26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국내 엠폭스 확진자 역학조사 경과를 발표했다.
국내 엠폭스 확진자 수는 전날 31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3명이 추가돼 총 34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는 모두 내국인이다.
첫 국내 감염 추정 환자가 발생한 7일부터 전날까지 2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 결과 거주지는 서울 13명, 경기 7명, 경남 3명, 경북과 대구 각각 2명, 전남과 충북 각각 1명이었다. 내국인은 27명, 외국인은 2명이다.
29명의 확진환자 중 28명은 최초 증상 발생 전 3주 이내 해외여행력이 없고 1명은 해외여행력은 있으나 증상 발현과 해외여행력이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국내 감염으로 추정하고 있다.
위험노출력을 살펴보면 최초 증상 발생 전 3주 이내 고위험시설 등에서 익명의 사람과의 밀접접촉력이 확인된 사람이 89.7%였다.
국내 확진자의 주요 임상증상은 항문생식기 통증을 동반한 국소 피부병변(궤양, 종창, 발진)을 포함한 발진이다. 증상 초기 발열, 두통, 근육통, 오한 등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거나 혹은 전구기(질환 출현 전 불특정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 증상이 없는 사례도 있었다.
엠폭스 관련 신고 및 문의는 이달 1주차 4건에서 3주차 102건, 검사 건수는 같은 기간 1건에서 43건으로 증가했다. 지난 24일 기준 검사 시약 4400명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200건 이상의 검사가 가능하다.
현재까지 조사된 확진자의 접촉자는 노출위험도에 따라 관리하고 있으며, 특이증상을 보고한 사례는 없었다.
이날 브리핑에 배석한 김진용 인천광역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은 “엠폭스는 호흡기 감염병과는 다르게 밀접접촉을 했을 때 감염이 되고,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 인구에서는 전파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따라서 코로나19와 같이 대규모로 유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보고된 엠폭스 확진자 중 성적 지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3만여 명 중 84.1%가 동성애자였다. 또 전파 양식을 확인할 수 있었던 1만8000건 중 82.1%는 성관계로 전파됐다.
김 과장은 “엠폭스는 치명률이 0.13% 정도로 낮고 실제로 국내 엠폭스 확진자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심하지 않았고 대증치료로 2~4주 후 완치가 됐다”며 “당분간 엠폭스는 밀접한 피부접촉이 많이 이뤄지는 고위험군에서 제한적인 전파가 지속될 수 있겠지만 백신이나 치료제 등도 확보가 됐기 때문에 국내 의료 역량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마시고 예방수칙을 잘 지켜주시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고위험 시설 내 접촉자 등 밀접접촉자를 대상으로 검사와 백신접종을 적극 안내하고 있다. 또한 노출 전 접종 대상 확대에 대해 방역상황 및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엠폭스 백신인 3세대 두창백신은 지난해 8월 5000명분(1만 도즈)을 도입했다. 전날 기준 의료진, 역학조사관, 실험실 요원 등 140명이 노출 전 접종을 받았고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1명이 노출 후 접종을 했다.
임 단장은 “방역당국은 의심환자의 조기 발견과 신속 진단을 통한 전파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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