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버 ‘청소오빠’는 지난해 3월10일 ‘월 1000만원 버는 특별한 직업이 있다 특수청소부가 전하는 고독사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 = 청소오빠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 유튜버 ‘청소오빠’는 지난해 3월10일 ‘월 1000만원 버는 특별한 직업이 있다 특수청소부가 전하는 고독사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 = 청소오빠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저도 사실 과거에 힘든 경험이 많아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경솔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제가 우연히 이런 일을 하게 됐습니다”
유튜브 채널 ‘청소오빠(구독자 2만9100여명)’를 운영 중인 최영진(40)씨는 지난 18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하며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현장에 가서 왜 이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도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에 거주 중인 최씨의 직업은 이른바 ‘특수청소부’ ‘유품정리사’라고 불린다. 고독사·사고사·극단적 선택 등으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거처를 찾아 현장을 정리하는 일을 뜻한다.
대체로 옷가지 등 널브러진 유품과 체액·혈흔을 청소하는 업무다. 시신이 심하게 부패된 경우 집안을 기어다니는 구더기 또는 손가락 뼈 등의 잔해를 발견하기도 한다.
햇수로 6년 차에 접어든 그는 유족 등의 동의를 받아 2021년 9월부터 자신이 찾은 작업 현장을 영상에 담아 유튜브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현재 30개가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일종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최씨. 앞서 그는 작업 내용을 블로그 글을 통해 공유했고,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고 있는 이들로부터 여러 차례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영상 속에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향해 최씨가 ‘마지막으로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제안하며 만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도 사업을 하는 사람이고 집에 아이들도 있다 보니까 입주 청소보다는 더 가치가 높은, 소득이 높은 일이겠다 싶어 무작정 하게 됐다. 막상 해보니까 일도 어려울뿐더러 그냥 가볍게 해서는 안 되는 일 같더라”
당초 배관 용접공 근무 및 입주 청소 업체 운영 등을 경험했다는 최씨는 ‘이 일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라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아무래도 돌아가신 분들의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일이다 보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또 “가족, 삶, 생명의 소중함을 진짜 많이 느꼈다”며 “돌아가신 분들을 보면 가족, 친구, 이웃과 단절되고 철저히 고립된 상황으로 어디 기댈 곳도, 얘기할 곳도 없다. 일을 하다 보면 ‘(극단적 선택은) 하면 안 되겠다’ ‘매 순간 감사하며 살아야 되겠다’ 복잡한 여러 가지 감정이 생긴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는 한 60대 남성의 고독사 현장을 꼽았다. 당시 영상에서는 고인의 집안에서 과자·라면을 제외한 먹을거리가 없고, 3개월 치 월세가 밀리는 등 생전의 어려웠던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바 있다.
최씨는 “군대에서 제대한 아들이 형편도 안 좋은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걸 책임지려고 저한테 사정하더라”라며 “제가 집주인분을 잘 설득해서 월세 밀린 것도 봐 달라고 했다. (또) 제 인건비는 안 받아도 직원들은 줘야 하니까 소정의 금액은 받았는데 그것도 마음에 걸렸다”고 회고했다.
그가 찾은 현장 중에서는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넘게 방치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비교적 부패가 빨리 일어나는 봄, 여름, 가을과 달리 겨울철에 발생한 타인의 죽음은 뒤늦게 알아차릴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수익’을 기대하고 최씨를 찾은 이들 중에서는 당일 업무를 중도 포기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그는 “일반인 중에서도 연락을 좀 간절하게 주시면 한 번씩 부르는데 보통 한두 시간 내로 가시는 분도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아직은 희소한 직업 아닌가. 호기심에 많이 오셔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의지가 약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당일에 그만두시는 경우가 제일 많다”고 했다.
경제적 여건을 마련해서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최씨의 향후 목표다.
최씨는 “사실은 제가 청소업으로 돈을 더 벌지 특수청소로 돈을 많이 벌거나 그러진 않다”면서도 “제가 조금 더 열심히 일해서 한 달에 한두 건이라도 정말 힘드신 분들, 비용을 내기 어려운 분들 몇 분에게 무료 청소를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독자님들과 같이 힘을 보태서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개념”이라며 “앞으로 그런 방향의 콘텐츠를 꼭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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